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도 성향의 정치 세력이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움직임의 중심에 차기 유력 대권 주자로 꼽히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있어 더욱 시선을 끌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26일 중간선거 당내 후보경선에서 보수주의 유권자운동 세력인 `티 파티'가 지지한 후보들이 잇따라 승리한 데 놀란 중도세력이 이념적 극단주의의 득세를 견제하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도 성향의 정치인과 정치단체들은 우선 이번 중간선거에서 중도파 후보들을 지원하기 위한 조직적인 틀을 꾸릴 채비를 하고 있다.

중도세력의 든든한 후원자는 대중적인 인기가 높은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뉴욕시장.
그는 자신의 대중적 인기와 재산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나 민주당의 당파적 이익을 초월해 실용적인 목소리를 내는 중도파 후보를 지원하는 데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블룸버그 시장은 `티 파티' 활동가 크리스틴 오도넬이 이번 달 델라웨어 주 공화당 상원후보 프라이머리에서 자신이 지지한 중도 성향의 마이클 캐슬 하원의원을 물리친 데 자극을 받아 중도파 후보를 지원하는 운동을 시작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교육과 이민개혁, 총기규제 등의 이슈에서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후보와 공화당 캘리포니아 주지사 후보인 멕 휘트먼 같은 기업가 출신 후보들을 지지한다고 2008년 민주당 대선 경선 때 힐러리 클린턴 후보의 선임 보좌관이었던 하워드 울프슨이 전했다.

울프슨은 현재 블룸버그 시장의 보좌관을 맡고 있다.

조지 W. 부시와 존 매케인의 대선 운동을 도왔던 정치전략가 마크 매키넌은 "중도 성향의 미국인들은 미국 정가와 언론으로부터 모두 외면당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중도파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도 성향의 유권자를 지지하는 단체들도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노 라벨스(No Labels)'라는 단체는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을 아우르는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의 친(親)민주당 성향의 싱크탱크인 `서드 웨이(Third Way)'는 자유무역과 청정에너지 등의 이슈에서 `중도 이념'을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서드 웨이'의 정치 분석가 앤 킴은 "우리가 양 극단으로 계속 치닫게 되면 미국이 직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최재석 특파원 bond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