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오는 20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ium Development Goals) 정상급 회의에 참석한다.

외교통상부 특채 파동 이후 장관 공석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교부는 이번 `MDGs 정상회의'의 격을 맞추기 위해 한 전 총리에게 회의 참석을 요청했다.

한 전 총리만큼 글로벌 외교 인맥과 MDGs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춘 사람은 찾기 힘든 탓이다.

유엔총회 의장, 유엔사무총장 기후변화 특사, 물과 위생에 관한 유엔사무총장 자문위원,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 경제자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의장,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이사회 의장 등 화려한 이력이 그의 외교적 위상을 웅변한다.

특히 한 전 총리는 전 세계 어떤 인사보다 MGDs와 인연이 깊다.

2002년 제56차 유엔총회 의장 시절 개발도상국 개발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담은 `몬테레이 컨센서스' 합의를 주도했고, 2008년 총리 재임시에는 카타르에서 열린 MDGs 정상급 회의에 참석, 개도국 발전을 위한 국제사회의 개발재원 확대를 촉구했다.

한 전 총리는 이러한 외교적 역량을 바탕으로 이번에도 `국격(國格) 높이기' 외교에 나선 셈이다.

그는 1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범적 국가로 발전한 우리의 경험과 녹색성장 패러다임을 홍보해 한국이 후진국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는 한국이 선진공여국 클럽인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으로 공식활동을 시작하는 첫해"라며 "후진국 발전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알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각오를 피력한 그는 올해 74세라는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잡았다.

스스로 "그야말로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21일에는 기후변화.국제금융체제 개혁과 관련한 원탁정상회의에 참석하고, 22일 기조연설에선 공적개발원조(ODA) 확대, 국제사회 빈곤퇴치 활동,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 등 MDGs 달성을 위한 한국정부의 노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속성장을 위한 고위급 패널, GGGI-유엔 ESCAP 협력양해각서 서명식, 물과 위생에 관한 유엔사무총장 자문위원회 부대행사, 뉴욕시 기후주간 행사에 참석한다.

이 과정에서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홍보 활동도 병행한다.

그는 "후진국 정상들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하는데 대통령이 회의에 못 가는 게 아쉽다"며 "하지만 대통령 특사로서 우리나라의 위상을 높이는데 최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 전 총리는 외교부 특채 파동, 신임 총리 인선작업, 공정사회론 등 현안과 관련해선 최대한 말을 아끼면서도 일부 사안에 대해선 안타까운 심경을 나타냈다.

그는 "외교부 특채문제는 안타깝기 짝이 없다.

외교현안이 많은데 사태가 빨리 정리돼 외교부 조직이 안정되기를 바란다"며 "공정사회에 맞게 공직자는 당연히 국민의 귀감이 돼야 하지만 대부분의 공직자는 올바른 자세를 가진 만큼 공직사회 전체가 도매금으로 넘어가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바림직한 차기 총리상에 대해선 "제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면서 "국민은 훌륭한 분이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 기자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