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로 불황 파고 넘는다] 한화건설‥2007년 뒤늦게 뛰어들어 대형 플랜트 잇단 수주 '기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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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수주액 1조1231억
중동 전역으로 지역 넓혀
美 주택시장에도 관심
중동 전역으로 지역 넓혀
美 주택시장에도 관심
한화건설은 2005년부터 국내 주택 시장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영을 벗어나기 위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2002년 ㈜한화에서 분사한 뒤 해외 진출 준비 과정을 거쳐 2007년에 첫 해외 수주를 기록했다. 이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2007년 3073억원에 그쳤던 해외 수주액은 2008년 4710억원으로 많아졌고,작년엔 1조1231억원으로 급격히 뛰었다. 해외부문 매출도 167억원에서 작년엔 3993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해외 수주 잔액이 많아 올해와 내년의 매출은 이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사우디에서 중동 전역으로
실적도 실적이지만,한화건설은 해외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지 3년 만에 수주 지역을 중동 전체로 넓히고 있다.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000만달러짜리 화공 플랜트 공사를 시작으로 이 해에 수주한 공사가 화공플랜트 공사와 발전 및 담수 플랜트 공사였고,공사 규모도 2억1800만달러,2억8500만달러로 컸지만 모두 사우디아라비아에 몰려 있었다.
하지만 2008년 들어선 사우디 일변도의 지역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2008년 11월엔 알제리 국영 석유회사가 발주한 4억달러 규모의 정유 플랜트 공사를 수주했고,2009년엔 요르단에서 1억9600만달러 규모의 발전 플랜트 공사를 따낸 데 이어 올해 9월엔 쿠웨이트에서도 공사를 맡기로 계약했다. 그 사이에 사우디 시장도 지켜 해외 시장 진출 이후 최대 규모 공사인 7억5000만달러짜리 발전플랜트를 사우디에서 받아왔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해외 진출에선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동유럽 등보다는 오일머니가 쌓여 공사 물량이 쏟아지는 중동 지역에 타깃을 맞추고 해외 진출 전략을 짰다"며 "현재도 수주가 진행 중인 공사가 대부분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양(量)보다 질(質)로 수주
수주의 질 면에서도 해외 공사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대형사들을 빠르게 뒤쫓고 있다. 올해 9월에 수주한 쿠웨이트 LPG 충진 플랜트 공사가 대표적이다.
이 공사는 쿠웨이트 국영 석유저장회사인 KOTC가 발주한 공사로,쿠웨이트 수도인 쿠웨이트시티에서 북쪽으로 3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움알아이쉬 지역에 6기의 LPG(액화석유가스) 저장탱크와 LPG 충진시설 및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작업이다. 통상 LPG 충진 시설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공사로 꼽힌다.
이런 공사를 한화건설은 EPC(설계 · 조달 · 시공) 방식으로 일괄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공사 규모는 1억9200만달러로 최근에 나온 공사에 비하면 크진 않지만 수주전에는 이탈리아와 인도,프랑스 등 세계 유수의 5개 건설사가 참여해 따냈다는 성과에 주목할 만하다"며 "중동 지역에서 한화건설의 공사 기술력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뿌듯해했다. 그는 "이를 계기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더 나아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수주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주택시장에도 노크
한화건설은 국내 대형사들이 플랜트시장에만 집중할 때 미국의 주택 개발 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직접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자본을 투자해 개발 이익을 취하는 방식이다.
2003년 미국 시카고 지역의 콘도미니엄(한국의 아파트) 재개발 사업(랜체스터 콘도미니엄 프로젝트)에 지분을 투자한 것이 첫걸음이다. 개발이 완료돼 연면적 3만9887㎡의 건물에 304세대가 살고 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개발회사인 마젤란그룹 등과 함께 시카고와 뉴욕 하와이 등에서 콘도미니엄과 소매점 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해도 리버사이드 J(뉴욕 · 콘도미니엄 · 495채)를 비롯해 △헤일 알리아이 다이아몬드타워(하와이 · 콘도미니엄 · 223채) △빌리지 마켓(시카고 · 소매점 · 연면적 2만㎥) 등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분 투자로 수익성을 타진한 뒤 미국의 노후화된 주택이나 신도시 개발 사업에 직접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