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만안·부천 소사 뉴타운 사업 탄력받는다
경기도가 경기지역 내 대규모 뉴타운 지역주민들이 제기한 각종 행정소송에서 잇따라 승소,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사업이 제대로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자 투자자 문의가 늘어나고 급매물이 자취를 감추는 등 부동산 시장 활성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주요 뉴타운 잇단 승소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도정법)'의 애매한 '노후불량 건축물' 규정으로 사업추진에 차질을 빚던 수도권 주요 뉴타운이 속속 승소하면서 사업도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안양 만안·부천 소사 뉴타운 사업 탄력받는다
뉴타운 지정을 취소해 달라며 주민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그동안 법원은 주민들의 손을 들어왔지만 올 들어 관련법의 모호성을 인정,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옳다는 판단을 잇달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수원지법 행정2부는 지난 3일 안양시 만안뉴타운 주민들이 경기도를 상대로 제기한 '재정비촉진지구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낙후지역의 주거환경 개선과 기반시설 확충 등이 필요한 곳을 뉴타운지구로 지정한 것은 정당하다"며 경기도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부천 소사뉴타운 주민들이 제기한 재정비촉진지구 변경 지정 등 취소 소송에서도 경기도 편을 들었다. 주민들은 부천 소사뉴타운 지구지정과 관련,'경기도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도정조례)가 상위 법령인 도정법의 위임 범위를 초과했다"며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시행령과 관련,도정조례가 상위법령을 벗어나지 않았고,도정법상의 노후불량 건축물 적용기준도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이어서 적법하다며 경기도의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뉴타운을 둘러싼 경기도의 잇단 승소판결은 비슷한 내용으로 행정소송이 진행 중인 '부천 원미뉴타운'과 '광명뉴타운'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자문의 늘고 급매물도 사라져

뉴타운 사업추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해당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외부 투자자들의 전화문의가 늘어나고 가격 상승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여 가격 하락세도 멈췄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안양시 안양동 세종공인의 손재복 대표는 "만안뉴타운이 행정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사업추진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져 서울 등 수도권 투자자들의 상담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만안뉴타운의 노후주택 지분 매도호가는 현재 단독주택의 경우 3.3㎡당 1000만~1200만원 선이다. 빌라 · 연립주택은 1500만~2300만원 수준이다. 이는 2년 전 행정소송이 제기될 당시 가격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에 비춰 강세라는 게 인근 중개업소 전언이다. 일부 집주인들은 소송 결과가 나온 후 매도호가를 조금씩 올리고 있다.

부천 소사뉴타운 부동산 시장도 달라졌다. 소사본동 한결공인의 정병호 대표는 "뉴타운 지정 관련 소송이 끝난 이후 사업추진이 빨라질 것이란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급매물이 사라지고 가격 하락세도 멈췄다"며 "단독주택 지분은 3.3㎡당 800만~900만원,연립주택 지분은 2000만~2300만원 수준에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최고 시세보다는 다소 낮지만 매매 문의가 늘어 거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소사뉴타운은 현재 일부 재개발구역에서 조합설립을 마쳤고,나머지 대부분은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를 받고 있다.

박영신 기자 ys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