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지나면 5명 중 4명은 회복 어려워

흔히 난청이라고 하면 대개 나이가 들거나 장시간 소음에 노출된 뒤 발생한다고 알고 있지만, 1주일 또는 수주일 만에 급격히 청력을 잃어버리는 난청도 있다.

이런 난청을 `돌발성난청'이라고 한다.

이 질환은 7일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70% 이상 회복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청력을 되찾는 비율이 다섯에 하나꼴로 낮아진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처럼 심각한 응급질환임에도 뚜렷한 원인이나 예방법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

다만 귀의 이상신호를 재빨리 발견해 조기에 치료받는 게 최선일 뿐이라고 한다.

◇원인 명확치 않지만 스트레스와 관련 커 = 이비인후과 전문 하나이비인후과병원이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돌발성난청 환자 55명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7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34명 중 24명의 청력이 20dB 이상 호전돼 71%의 호전율을 나타냈다.

반면 7일 이후에 병원에 온 환자 21명 가운데는 4명만이 호전돼 호전율이 19%로 떨어졌다.

또한 2주후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의 호전율은 15%로, 발병 후 1주일 이내가 돌발성난청의 치료성적을 가늠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돌발성난청 중에서도 낮은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치료율이 높게 나타났다.

저음을 잘 듣지 못하는 환자 15명 중 14명이 증세가 호전(93%)된 반면,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호전율이 35%에 그쳤다.

돌발성난청은 남녀간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연령별로는 30~40대가 4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스트레스가 돌발성난청과 관련이 있다는 학계의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 병원 김희남 박사는 "돌발성난청은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감기 등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신경염이 생겼거나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으로 가는 혈관이 막혔을 경우 등이 그나마 지금까지 밝혀진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쪽이 잘 들리지 않으면 돌발성난청 의심해야 = 돌발성난청은 말 그대로 멀쩡하던 귀가 확실한 이유 없이 몇시간 또는 2~3일 이내에 청력 이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신속하게 치료받지 못할 경우 영구적인 청력 장애나 정신과적 후유증 등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응급질환에 속한다.

따라서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니 귀가 갑자기 먹먹하다거나 휴대전화 통화를 할 때 한쪽 귀의 수신감도가 좋지 않다면 돌발성난청을 의심하고 즉시 이비인후과를 찾아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권고한다.

김희남 박사는 "돌발성 난청은 주로 한쪽 귀에 오고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한다"면서 "돌발성 난청이 한쪽 귀에만 나타나는 현상이 90%를 넘는데 비해, 소음성난청은 대개 양쪽 귀에 동시에 나타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돌발성난청은 신체적·정신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최대한 안정된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해야 효과가 좋다.

치료는 대부분의 경우 약물치료가 우선된다.

김희남 박사는 "환자에게는 혈액순환개선제나 혈관확장제, 스테로이드제, 항바이러스제 등을 원인에 따라 적절히 처방한다"면서 "임신부의 경우 약물치료시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이 역시 치료시기가 빠를수록 좋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