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멕시코 국경통해 한 여성 밀입국시키려다 체포돼 실형

1일 미국 워싱턴D.C. 인근의 디스커버리 채널 방송국 본사에서 4시간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한국계 제임스 리(James Jay Lee.43)는 급진적 환경론자로 알려졌지만 과거 멕시코 국경에서 한 여성을 불법밀입국시키려다 체포돼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일 미국의 ABC방송에 따르면 제임스 리는 2003년 멕시코에서 자신의 차량에 한 여성을 몰래 숨겨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로 밀입국시키려다 체포돼 징역 1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제임스 리는 당시 법원의 판결이 나기 전 담당판사에게 유죄를 인정하면서 형량을 낮춰줄 것을 탄원하며 보낸 서한에서 자신이 멕시코 티후아나의 호텔에서 강도를 만나 감금된 후 이들에 의해 불법 밀입국자를 미국으로 데려다주는 일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제임스 리는 처음에는 달리 방도가 없어 불법밀입국자를 태워 나르는 일을 시작하게 됐지만 곧 이 일을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의 형수인 투옹란 리(Tuonglan Lee)는 ABC와의 인터뷰에서 2003년 제임스 리가 불법밀입국 알선 혐의로 체포돼 실형을 살았다는 사실을 연방수사국(FBI)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당시 FBI는 제임스 리가 적어도 1명 이상을 몰래 밀입국시킨 것으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의 형수는 제임스 리가 2002년 이후 가족들과 소원한 관계였으며 그에 마지막으로 제임스 리와 대화를 나눈 후 그의 소식은 2003년과 2008년 두차례의 체포와 이번 인질사건 등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가족들은 2002년 이전까지 사람들과 정상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제임스 리가 가까운 인물 2명이 숨진 이후부터 화를 잘내고 매우 감정적으로 돌변하고 완전히 다른 인물이 됐다고 전했다.

제임스 리의 형인 애런 리는 동생이 경찰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는 것을 모색하는 듯했다면서 "내 생각에는 그가 제정신이 아니었으며 이번 인질사건을 벌여 경찰의 총에 맞아 숨진 것도 아마 자신이 원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제임스 리는 총과 폭발물을 몸에 두른 채 메릴랜드주 실버스피링 소재 디스커버리 채널 방송국 건물에 진입해 인질 3명을 붙잡고 4시간 동안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이 총에 맞아 숨졌다.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하와이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인 제임스 리는 자신의 웹사이트에서 디스커버리 방송국이 환경보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방송국 앞에서 시위를 벌인 점 때문에 급진 환경론자로 알려졌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