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에 걸쳐 다져져온 머코스키 가문의 정치 제국이 세라 페일린에 의해 불과 4년만에 무너져 내렸다"
뉴욕타임스(NYT)는 2일 페일린이 지지한 정치 신인 조 밀러가 현직 연방 상원의원인 리사 머코스키를 밀어내고 알래스카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명 프라이머리에서 승리한 것과 관련, "알래스카 경선 이변의 배경에는 페일린과 머코스키 가문간의 오랜 구원이 작용했다"며 "출신 성분과 성향, 이념 등에서 함께 하기 어려운 두 사람이 알래스카 정치라는 작은 무대를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2006년 주지사 후보 경선에서 페일린은 머코스키 의원의 아버지인 프랭크 머코스키 당시 주지사를 30%포인트차로 대패 시키고 그를 주지사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앞서 프랭크 머코스키는 2002년 주지사에 출마해 당선된 후 자신의 주지사 당선으로 공석이 된 상원의원직을 딸인 리사에게 물려줬다.

당시 와실라 시장으로 공화당의 떠오르는 스타였던 페일린은 유력한 상원의원 지명 대상자중 하나였다.

페일린은 자신의 저서 `고잉 로그'에서 당시를 회상하면서 "머코스키는 상원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내게 여러차례 경고했었다"며 "그러나 정작 자신의 후임으로 두 어린 아이들의 엄마인 딸 리사를 지명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적 악연 외에도 두 사람은 같은 공화당원이지만 성장 배경과 이념에서도 뚜렷한 차이를 보여왔다.

알래스카의 외지로 꼽히는 와실라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페일린은 아버지가 교사였고, 그녀도 여러 대학을 전전하며 간신히 졸업장을 딸 수 있었다.

반면 페어뱅크스의 기득권 계층 출신으로 아버지가 상원의원을 역임한 머코스키는 미국의 명문 조지타운대를 졸업했으며 법학박사 학위를 갖고 있다.

페일린은 낙태를 반대하고 증세와 연방 정부의 지출을 소리 높여 성토해 왔다.

반면 공화당내 온건주의자로 꼽히는 머코스키는 낙태권을 지지하고 주의원으로 재직할 때는 주 소득세 인상을 위한 개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페일린은 이번 알래스카 상원의원 선거운동 기간에 "머코스키가 다시 당선된다면 우리를 파산시킨 오바마 어젠다에 찬성하는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을 만드는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반 머코스키 운동을 벌였다.

머코스키는 페일린 전 지사가 지난해 여름 주지사직을 사퇴하면서 알래스카를 위해 전국 정치무대로 나선다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전국 무대로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