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장상균 부장판사)는 해임기간에 저지른 비위로 복직 후 다시 해임된 류모 씨가 `신분을 상실한 기간에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음을 이유로 해임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지방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인 류씨가 안마시술소를 두둔하며 경찰의 단속업무를 방해하는 비위를 저질렀더라도, 이는 해임기간 중의 행위로 복직 이후 소급시켜 징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해임처분을 받았다가 취소돼 신분을 회복한 공무원에게 해임 상태였던 동안에는 공무원법이 요구하는 각종 의무의 이행이 요구되지 않는다"며 "국가가 스스로 소속 공무원을 해임하고서 계속 공무원으로서의 의무를 준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법령상 근거가 없다"고 덧붙였다.

류씨는 강남의 한 지구대에서 근무하며 K 안마시술소에서 60만원을 받은 이유로 작년 3월 해임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낸 소청심사에서 해임처분이 정직 3개월로 변경돼 같은 해 6월 다른 지구대 순찰요원으로 복직했다.

그는 해임 상태이던 작년 4월과 5월 성매매 불법영업 신고를 받고 출동해 안마시술소를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에게 자신의 근처 지구대 소속이었음을 언급하고 `친구가 하는 곳인데 도와주고 있다'며 단속업무를 방해해 공무원의 품위유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다시 해임 징계처분을 받았다.

이에 류씨는 `소청심사위원회의 결정으로 복직할 때까지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신분을 상실한 상태였기 때문에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부담하지 않아도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sj99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