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유럽서 부품수입 주력전차-무인기 개발"

북한이 심각한 경제난에도 지속적으로 화력을 증강하고 있다.

17일 정보당국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1990년대 초반까지 주력 전차였던 '천마호'를 대체하기 위한 신형 전차 개발에 착수, 2000년 초반 '폭풍호'(M-2000) 개발에 성공했다.

북한은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한 기갑부대를 시찰한 기록영화를 지난 3월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영하면서 신형 폭풍호 전차의 기동 장면을 공개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은 미사일을 제외한 신형 장비 공개를 꺼려왔다는 점에서 이번 폭풍호 전차 공개는 대외적인 '위력 과시' 등의 의도를 내포한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폭풍호 전차는 외형적으로 중국의 82형 전차와 비슷하나 포탑과 현수장치 모양으로 미뤄 옛 소련의 T-62 전차를 개량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0년대 노동당 군수공업부 소속의 제2경제위원회와 제2국방과학원은 자체 개발해 평양 일대에 집중적으로 배치한 천마호 전차를 교체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형 전차를 개발했다.

생산과 조립은 '류경수 전차공장'에서 이뤄졌지만 다른 군수공장에서도 부품을 제작하고 조립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국 각지에 분산된 군수공장에서 조달한 부품은 함경남도 신흥에 있는 전차공장에서 조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부품은 중국과 러시아, 동유럽 등에서 조달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북한이 이 전차를 몇 대 생산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극심한 경제난 때문에 이미 배치된 1천400여대의 천마호 전차를 대체할 만큼 생산하지 못했을 것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폭풍호의 주포는 115㎜ 또는 125㎜ 활강포로 추정된다.

강선포에 비해 사거리가 긴 활강포는 고폭탄(HE), 고폭발 파편탄(HE-FRAG), 대전차 고폭탄, 날개분리 안정탄 등을 발사할 수 있다.

주포 위에는 레이저 거리측정기가 달려 있다.

포탑 상부에 옛 소련제 14.5㎜ KPV 대공포를 수동으로 설치토록한 것은 한.미의 공격용 헬기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관측되고 있다.

적외선 탐조등과 기상관측 센서도 포탑에 장착됐다.

외부에 드러난 이들 장비로 미뤄 폭풍호는 현대식 컴퓨터 사격통제시스템을 구비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은 무인항공기(UAV)를 개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원에 배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일 서해 NLL을 향해 117발의 해안포를 사격한 뒤에 이 무인기를 띄워 정찰한 것은 해안포 부대의 사격통제시스템을 확인하고 우리 군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의도에 따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무인기를 러시아제의 'DR-3 REYS'로 분석하고 있으나 군당국은 무인정찰기 또는 무인 기만기인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북한이 1990년대 말께 군사협정을 맺고 있는 중동의 한 국가로부터 연구용으로 도입한 'DR-3 REYS'는 길이 7.3m, 폭 3m로 공기 흡입식 제트엔진을 장착하고 있으며 5~50m의 저고도 고속비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