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ㆍ보선 격전지 가다] (2) 충남 천안을
7 · 28 보궐선거를 열흘여 앞둔 19일 충남 천안을에 출마한 후보들은 표심 잡기에 여념이 없었다. 한나라당,민주당,자유선진당 등 어느 진영에서도 압도적 강세를 보이는 후보가 없는 탓에 저마다 총력전을 펼치는 양상이었다. 김호연 한나라당 후보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를 앞세운 지역발전론을,박완주 민주당 후보는 정권심판론과 안희정 충남지사와의 연대론을 각각 내세웠다. 박중현 자유선진당 후보는 민주당에 빼앗긴 충청 텃밭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빙그레 회장을 역임한 김호연 후보는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쌍용동 아파트 단지를 돌며 출근길 유세를 시작했다. 천안시 종합운동장에 이어 직산농협까지 3시간 가까이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차로 이동한 시간은 15분 정도에 불과했다. 오전 11시엔 천안시청에서 정책발표회를 갖고 "215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36만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가져올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에 발벗고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초복이기도 했던 이날 김 후보는 낮 12시부터 천안시 노인종합복지회관에서 삼계탕을 먹는 900여명의 노인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점심식사는 자동차 안에서 김밥으로 때웠다.

민주당은 김근태 상임고문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이날 박완주 후보의 유세장을 찾아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후보 측의 조혜진 공보팀장은 "후보별 지지율 차이가 별로 없어 당 지도부에서도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고 전했다. 박 후보는 김 고문,박 원내대표와 함께 천안시 입장면 등 주로 외곽 지역을 돌았다. 입장시장에서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안희정 충남지사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민주당 국회의원이 한 명 더 나와야 한다"며 "수도권 규제 완화를 철폐시켜 충남에 기업들이 더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중현 후보는 서북구 성거농협 앞에서 삼보일배로 유세를 시작했다. 그는 "지난 6 · 2지방선거 때 지역민들이 자유선진당에 보내준 비판을 생각하며 반성하는 자세로 매일 아침 11개 읍 · 면 · 동에서 300m가량을 삼보일배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충남 민심을 다시 결집시키겠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정치도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전문가가 나서야 한다"며 세대교체를 주장했다. 박 후보는 아파트관리비 20% 인하와 경로당 전면 무상급식,천안 북부지역에 와인마을 조성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민들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입장시장 인근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종관씨(48)는 "후보마다 지역 발전을 위한 화려한 공약들을 들고 나오는데 얼마나 현실성이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여당도 딱히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정권심판론만 믿고 야당에 표를 줄 수도 없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