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준 청문회 지연 고위공직자 3명 임명 발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7일 상원의 인준을 거치지 않고 `휴회중 임명'(recess appointment) 제도를 활용, 3명의 고위공직자임명을 강행, 공화당의 반발을 낳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 소장에 도널드 버윅 하버드대학 교수를, 백악관 과학기술정책국의 국가안보.국제문제 담당 부국장에 필립 코일 국방정보센터 선임연구원을, 빌 클린턴 행정부때의 조슈아 고트바움 전 재무부 차관보를 연금보장제도 이사장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회중 임명' 방침을 밝히면서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 시점에서 의회가 정치적 목적으로 중요한 공직 인준을 미루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휴회중 임명은 3명의 적임자들이 국민들을 위해 즉각 일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의회가 정략을 뒤로 하고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180여명의 후보자들이 하루빨리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버윅 소장은 지난 4월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공화당의 비협조로 상원에서는 인준 청문회가 지금까지 열리지 않았다.

공화당은 버윅 후보자가 영국식 국영 의료서비스를 지지하며 건강보험 배급제를 추진하려 하고 `부의 재분배' 관점에서 건강보험제를 운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후보자로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공화당 존 바라소(와이오밍) 의원은 "휴회중 임명은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버윅은 건강보험을 배급제도로 운영하겠다고 선언한 사람"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 존 케리(매사추세츠) 의원은 "버윅의 인준을 지체시키는 공화당의 태도는 냉소주의의 전형"이라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올바른 선택을 했다며 '휴회중 임명'을 지지했다.

상원 재무위원장인 민주당의 막스 보커스(몬태나) 의원은 휴회중 임명에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일단 임명된 만큼 버윅 소장이 메디케어, 메디케이드를 제대로 운영해주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들 3명을 포함해 취임 후 지금까지 18명의 고위공직자를 `휴회중 임명'했다.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은 8년 재임기간 `휴회중 임명' 제도를 171차례 활용했고, 빌 클린턴 대통령은 139 차례 활용했다.

'휴회 중 임명'은 의회가 대통령이 지명한 고위 공직자 인준을 계속 지연시킬 경우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이용, 의회 인준 절차를 거치지 않고 임명하는 절차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성기홍 특파원 sg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