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씨는 2004년 12월 지인의 중개로 알게 된 김씨에게 19억5000만원을 꿔주기로 했다. 그는 2회에 걸쳐 나눠 빌려주면서 3~5개월분 선이자로 2억250만원을 뗀 금액을 지급했다. 현금 흐름 상으로는 2004년에 마씨가 김씨에게 지급한 돈만 있고 받은 돈은 없었다. 이에 따라 마씨는 2004년 종합소득세 산정과정에서 선이자 수입을 소득세액으로 신고하지 않았다. 더욱이 2005년에는 김씨의 부도로 원금과 이자 가운데 앞서 변제받은 9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회수가 불가능하게 됐다.

이 같은 사정을 뒤늦게 알게 된 세무서는 그러나 2007년 "원금을 주면서 선이자를 뗀 당시에 이자수입이 생긴 것"이라며 2004년도에 누락된 2억250만원에 대한 소득세 7300만여원을 납부할 것을 통보했다. 여기에 불성실 가산세 3200만여원도 추가됐다.

마씨는 이에 불복해 법원에 소득세 부과처분 취소소송을 냈다. 1심 법원은 마씨의 손을 들어줬다. "현실적으로 돈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이자수입을 거둔 것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한 것.그러나 2심인 서울고법은 "마씨가 이자를 지급받은 시기는 선이자가 공제된 2004년 12월"이라며 최근 원심을 뒤집고 세무서의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돈을 빌려주면서 선이자를 공제하면 차주는 실제로는 금전의 수수가 없어도 있는 것과 동일한 경제상의 이익을 얻는다"며 "공제된 선이자는 대여원금에 대한 이자가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자보다 많은 액수의 채권을 회수할 수 없어 이자소득이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마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채권회수 불능 상태가 발생해도 그 이전에 이미 구체적으로 실현된 이자소득의 납세의무에 대해서는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며 "2004년 마씨가 이미 이자소득을 수령한 것으로 본다면 과세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마씨가 상고해 대법원에서 최종 판가름날 전망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