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박세필 교수팀 성과

우수 동물자원이 늙어 죽더라도 미리 체세포만 확보해둔다면 언제든지 해당 동물을 복원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됐다.

제주대 줄기세포연구센터 박세필 교수와 ㈜미래생명공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최우량 정자를 생산하는 제주흑우가 살아있을 당시 체취한 체세포를 보관해뒀다가 나이가 들어 도축된 지 2년 만에 이 흑우를 복제해내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농림수산식품부의 농림기술개발사업에 따른 것으로, 이 사업은 2008년부터 5년간 12억5천만원(제주특별자치도 10억원 매칭, 총 22억5천만원)이 지원된다.

박 교수팀에 따르면 이번에 복제된 제주흑우는 교배 시 1등급 이상의 송아지가 태어나는 비율이 95%에 달하는 최우량 씨수소로, 2년 전 노령으로 도축됐다.

연구팀은 씨수소가 살아있을 당시 귀에서 떼어낸 체세포를 냉동보관해두고 다른 도축된 소의 난소에서 채취된 미성숙난자를 체외배양한 후 얻어진 `핵제거 성숙난자'에 주입하는 체세포 핵이식방법으로 복제수정란을 만들었다.

그런 다음 이 수정란을 대리모 소의 자궁에 이식시켜 지난해 9월 복제흑우를 탄생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전자 분석 전문기관에 의뢰해 친자감별을 실시한 결과 씨수소의 체세포와 복제소 귀세포의 유전자가 모두 일치해 완전복원에 성공한 것을 확인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 복제흑우는 흑우와 제주 올레길 등의 이름을 따 `흑올돌이'로 명명됐다.

박세필 교수는 "제주흑우 씨수소를 복원함으로써 육질 1등급이 95% 이상인 고기소를 만들 수 있는 흑우의 정액을 안정적으로 생산하게 됐다"면서 "국내 축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는 물론 향후 의약품 소재 개발 등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bi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