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과학자들은 건강관리를 잘 했을 때 인간의 최대 수명이 120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50세인 여성의 남은 수명은 얼마나 될까. 큰 이변이 없을 경우 평균 85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게 의료계의 관측이다. 암이 없으면 87세까지,심장병이 없으면 88세까지,암과 심장병 둘 다 발병하지 않으면 92세까지 사는 것은 무난하다. 암 심장병 뇌졸중 당뇨병이 없으면 101세까지 살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계산이다. 병적으로 노화하지 않으면 117세로 거의 120세에 가깝게 장수한다.

노화는 순리인데 무슨 '병적인'노화가 있다는 말인가. 노화는 유전자에 예정된 대로 진행되는 유전적인 노화와 세포나 조직,장기에 손상이 누적되는 후천적인 노화로 나눌 수 있다. 병적인 노화는 유전적 또는 후천적 노화를 부추기는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복부비만이 초래되고 또래에 비해 뇌의 인지력,심폐기능 및 대사기능,청력과 시력,성욕,근육량,골밀도 등의 감퇴속도가 10년 정도 현저히 빠른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외모상으로는 주름살이 많아지고 탈모 및 백모현상이 심하게 진행되며 피부가 얇아져 모세혈관이 차츰 드러나게 된다.

복부비만은 현대인에게 노화의 주범이 되고 있다. 비만은 단지 외모상 보기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체지방이 과다하게 몸에 축적된 것이다. 이에 따라 운동량과 근육량은 감소하며 혈관에는 노폐물이 끼고 세포는 산화돼 기능이 떨어진다. 일찍이 히포크라테스도 돌연사는 마른 사람보다 비만한 사람에게서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정상체중을 기준으로 비만 전단계(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30 미만)의 사망률은 1.1~1.3배로 점차 증가하지만 비만(체질량지수 30 이상)이 되면 1.3배에서 2배로 급증한다. 사망원인의 1위,2위를 달리는 뇌혈관질환과 심장질환도 따지고 보면 그 밑바닥에 비만이란 질환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비만한 사람이라면 당장 자기체중의 10% 감량에 나서야 한다. 감량에 성공하면 어떤 변화가 나타날까. 수축기혈압은 7㎜Hg,이완기혈압은 4㎜Hg가 각각 감소한다. 허리둘레는 5인치(12.7㎝)나 줄고 혈중 콜레스테롤은 무려 25%나 떨어진다. 무릎 허리의 관절통증이 호전되고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비만과 관련 깊은 대표적인 암들의 발병률이 떨어질 수 있다. 코골이도 감소한다.

살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뭐니뭐니해도 적정한 운동과 식사량 줄이기다. 운동을 지속하려면 재미를 들여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뇌 내 도파민 및 세로토닌의 농도를 높여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뇌의 혈류와 산소공급이 원활해진다. 체온이 상승하면서 면역기능이 올라간다. 숙면이 유도되므로 스트레스가 잘 해소된다. 이런 기쁨을 느낄 정도라면 운동은 하지 말라고 말려도 하게 돼 있다.

운동은 뇌의 노화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인간의 뇌는 20대에 완전히 성숙했다가 40대가 되면서 서서히 노화하기 시작한다. 60세 전후에는 뇌의 부피가 감소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노화를 감지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이는 기억기능을 지배하는 해마가 작아지면서 나타난다. 여기에 전전두엽도 작아져 실행기능이 저하된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행동을 선택하고 부적절한 행동을 억제하며 주의가 산만해도 눈 앞의 일에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다. 실행기능의 저하는 대개 70대에 접어들 무렵에 시작된다.

이런 뇌의 노화를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동이다. 꾸준히 운동하면 노화에 따른 대뇌피질 면적의 감소 속도를 늦추고,해마 안에 새로운 신경세포가 탄생하는 것을 촉진시킬 수 있다. 운동은 노후의 치매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된다. 중년부터 정기적으로 운동한 사람은 70대에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병 확률이 운동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한다. 50대에 들어서야 운동을 시작한 사람조차도 그 위험성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뇌는 전적으로 혈액으로부터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좋은 해초와 생선 등을 섭취해 혈관을 맑게 하고 양질의 영양분으로 충만케 하는 게 좋다. 화학조미료의 일종인 MSG 등은 뇌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다분하므로 일상생활에서 섭취를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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