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t급 잠수정서 어뢰발사 무리 주장 제기
전문가 "외부발사관 부착시 가능"
선명한 파란색 `1번'글자도 다소 의아


천안함 침몰원인을 규명해온 민.군 합동조사단이 20일 북한의 중(重)어뢰 공격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지만 일부 규명내용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일고 있다.

합조단은 이날 "북한의 소형 잠수함정으로부터 어뢰가 발사됐다는 것 이외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결과 발표에서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은 130t급 소형 잠수정에서 무게 1.7t의 중어뢰를 발사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합조단 정보분석팀장을 맡은 황원동 공군 중장은 "천안함 침몰사건 전후 북한 상어급(300t급) 잠수함 1척과 연어급(130t급) 잠수정 1척이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용된 어뢰의 종류와 작전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어급 잠수정이 운영됐을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해외 수출용으로 건조한 연어급 잠수정에서 무게 1천700㎏, 폭발장약 250㎏의 중어뢰를 발사한 것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보통 북한의 소형 잠수정은 길이 2.9m, 무게 280~300㎏의 12.7인치(324㎜)의 경어뢰를 2발 탑재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군당국의 설명이다.

소형 잠수정이 무게 1천700㎏의 21인치(533㎜) 중어뢰를 2발 이상을 탑재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이에 방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잠수정 외부에 외부발사관을 부착해 발사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우리 해군의 209급(1천200t급) 잠수함도 훈련할 때 외부발사관을 이용해 어뢰를 발사하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임을 증명하는 '스모킹 건'(결정적인 물증)을 남겼다는 것도 궁금하다.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하기 전 침몰 해상과 유사한 북측 해저에서 여러 차례 훈련을 했을 것으로 군은 추정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기 부분이 통째로 남을 정도의 어뢰를 사용한 것은 고의적이 아니고선 달리 이해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어뢰가 수중에서 어떤 각도와 어떤 방향으로 터지느냐에 따라 추진기 부분의 구동축과 프로펠러가 남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쌍끌이 어선은 지난 15일 함미 침몰 해상에서 프로펠러 2개가 달린 북한 어뢰 뒷부분 추진기를 건져올렸다.

이 추진기 프로펠러와 구동축 사이에서 파랑색 유성펜으로 쓴 것으로 보이는 '1번'이란 글씨가 있다.

어뢰 내부에 '1번'이란 글씨를 써놨다는 것 자체가 북한의 소행임이 들통나는 일인데 이를 지우지 않아 스스로 꼬리를 잡힌 셈이됐다.

게다가 어뢰 추진부는 상당히 부식된 상태인데 글자부문은 선명한 파란색을 유지하고 있고 녹슨 자국이 없는 것도 다소 수긍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방부조사본부 과학수사연구소는 이 잉크 성분분석에 들어갔다.

이에 황원동 중장은 "현재 생산되는 어뢰 종류에 따라 사용되는 부품이 상이할 수 있다.

어뢰를 조립하고 정비와 관리를 쉽게 하도록 부호를 1번이라고 쓴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는 한글로 1번을 표시하는 일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합조단 관계자는 "1번이란 글씨는 제조과정에서 기술자들이 써놓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완성품은 알루미늄 외피로 싸여 있어 이를 사용하는 북한군은 내부에 글씨가 있는지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저에 부설된 기뢰를 탐색하는 해군 소해함이 아닌 민간 쌍끌이 어선이 스모킹 건을 찾아낸 것도 눈길을 끈다.

민간 어선들은 지난 3월 어군 탐지기로 함미로 추정되는 물체를 탐색한 뒤 해군에 알렸고 해군 소해함은 이 정보를 토대로 최종적으로 함미 위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2개의 프로펠러가 달린 길이 1.2m의 수중 쇳덩어리를 소해함의 음파탐지기가 잡아내지 못한 것은 장비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이 중어뢰 수중 폭발로 발생한 강력한 버블제트로 두 동강 난 것으로 합조단이 분석했지만 물기둥(버블제트)을 본 사람은 여전히 초병 1명뿐이라는 것도 의문이 가는 대목이다.

합조단은 이와 관련, "백령도기지 해안초병이 2~3초간 높이 약 100m의 백색섬광 기둥을 관측했다는 진술내용을 확보했다"며 "이는 수중폭발로 발생한 물기둥 현상과 일치했다"고 말했다.

천안함 생존자들이 동시적으로 폭발음을 1~2회 청취했고, 충격으로 쓰러진 `좌현 견시병'의 얼굴에 물이 튀었다는 진술이 나온 것도 버블제트 현상이 있었음을 말해준다고 합조단은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