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다날은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미국 현지법인 지분 출자와 운영 비용 마련 목적으로 3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다고 지난 2월 공시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 보장수익률은 모두 연 4.25%로 같았다. 다날은 차입금이 거의 없는 업체로 유상증자와 은행 차입 모두 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러면 왜 BW를 발행했을까.

회사의 최대주주는 BW와 동시에 발행된 워런트 중 50%를 재매입했다. 최대주주는 지난달 본인 보유 지분을 장외 매각했다. BW 발행 당시 최대주주 지분율은 약 22%였다. 최대주주는 워런트 매입으로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인 후 구주를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것이다. 유상증자나 워런트가 분리되지 않는 전환사채(CB)보다는 BW 발행이 회사에 더 유리한 자금조달 방법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BW는 미리 약정된 가격에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사채(社債)다. 주식과 회사채의 성격을 모두 지니고 있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투자자 입장에선 확정이자와 주식 전환에 따른 자본차익 모두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 CB와 달리 신주인수권 행사 이후에도 사채는 존속하기 때문에 원금과 확정이자를 계속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도 회사채 발행 여건이 좋지 않을 때도 BW를 이용하면 보다 용이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시장이 얼어붙었던 작년 상반기에 기아차 아시아나항공 등이 BW를 발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BW의 또 다른 장점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한도에서 제외된다는 점.현행 상법에선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총액이 순자산의 4배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신주인수권이 행사되면 유상증자와 같은 효과가 있어 대주주 지분율이 떨어진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나원구 <회계사/AK강원인베스트먼트 투자2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