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진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 전무는 삼성이 스마트폰 사업을 해나가는 데 있어 가장 부족한 부분은 ‘소프트웨어’ 즉 콘텐츠라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의 자체 OS(운영체제)를 탑재한 ‘바다폰’이 출시되면 애플 아이폰과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제대로 된 승부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 전무는 12일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2010에 참석해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에서 보완해야 할 부분과 전망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한컴씽크프리 대표였던 강 전무는 KT신사업추진본부장을 거쳐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삼성의 의지에 따라 지난 3월 삼성전자에 영입됐다.

강 전무에 따르면 단말을 잘 만드는 일, 즉 하드웨어 측면에서 삼성은 충분한 능력이 있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다.

강 전무는 “삼성은 또 소프트웨어를 통해 파트너들이 같이 돈을 벌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며 “개발자들이 믿고 들어와 개발에 열중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전무는 이어 “한 달 전 쯤 바다폰을 만져본 일이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문제가 많았다. 그런데 일주일 전 다시 바다폰을 써봤을 때는 놀라울 만큼 문제가 개선돼 있었다”고 얘기했다.

삼성은 실리콘밸리 개발자들이라면 절대 그렇게는 하지 못할 만큼 무식할 정도로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 강 전무의 설명이다.

강 전무는 “바다폰이 나오게 되면 진정한 삼성만의 소프트웨어로 경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갤럭시A, 갤럭시S 등은 어차피 남의 것인 안드로이드 마켓을 빌려서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승부가 아니지만 바다폰이 출시되면 하드웨어만이 아닌 콘텐츠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전무는 삼성 스마트폰이 현재의 멀티OS 전략에서 통합(단일)OS로 가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삼성은 현재 윈도우모바일(옴니아), 안드로이드(갤럭시), 바다(바다폰) 등 각기 다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을 출시하고 있다. 다만 "개별 이통사마다 요구사항 등이 다르기 때문에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고 강 전무는 덧붙였다.

앱스토어 과도기 단계일 뿐, 새로운 기술 나올 것

강 전무는 또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앱스토어 또는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형태가 과도기에 불과할 뿐 최종의 형태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컨대 어떤 정보를 찾기 위해 앱스토어에 들어가 앱을 찾아 다운로드 하는 것보다 이 정보와 관련된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똑같은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더 편하게 여길 것이라는 설명이다.

강 전무는 “만약 애플이 앱스토어를 만들지 않았다면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 마켓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라며 “앱스토어나 안드로이드 마켓이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애플리케이션 마켓도 바뀌어 나갈 것이고 삼성은 이에 앞서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 전무는 덧붙였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