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왕국' 부탄에서 열린 제16회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정상회의가 기후변화에 대한 공동 대응을 천명하고 이틀간의 일정을 마감했다.

29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 참석한 남아시아 8개국 정상들은 '기후변화에 관한 팀푸 성명'을 채택했다.

이 성명에는 역내 국가들이 당면한 기후변화의 재앙을 막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지역 환경상태 악화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히말라야 산맥을 포함한 역내 환경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친환경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도입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회원국들이 저탄소 및 신재생 에너지 분야를 주도해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는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수몰 위기에 처한 몰디브와 방글라데시, 히말라야 빙하 해빙으로 위기를 맞은 네팔과 부탄 등 회원국들의 절박한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또 올해 회의에서는 역내 저개발 국가와 지역 개발을 위해 회원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의 무역 서비스 협약도 체결됐다.

이 밖에 정상들은 그동안 전문가 그룹 차원의 연구 부족으로 지연되고 있는 '자연재해에 관한 SAARC 회원국간 신속대응 협약' 체결과 비준을 서두르자는 제안도 내놓았다.

회의를 주최한 부탄의 지그메 틴리 총리는 폐막 성명에서 "이번 회의에서는 SAARC를 말 잔치 이상으로 승격시킬 수 있는 엄청난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이제 출범 25주년을 맞은 SAARC가 또 다른 25년을 열어갈 무대가 마련됐다"며 "지금까지 남아시아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앞으로는 일어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SAARC는 인도와 파키스탄, 네팔, 몰디브, 부탄,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7개국이 빈곤해소와 경제협력 확대, 평화관계 구축 등을 위해 1985년 결성한 기구로 2005년 방글라데시에서 열린 13차 회의에서 아프가니스탄을 신규 회원국으로 승인하고 `남아시아자유무역협정(SAFTA)'을 발효시키기로 합의했다.

SAARC 소속 8개국의 전체 인구는 14억명으로 전 세계의 20%에 이르지만 세계 극빈층의 절반이 살고 있어 상호협력을 통한 경제성장 필요성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