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 시도자들 "영원히 바위 밑에 숨어 살 것이냐"

외계인과 접촉은 최대한 피해야 한다는 세계적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가 경고했지만, 아뿔싸, 이미 늦은 것 같다.

2년 전 비틀스의 노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를 쏘아 보내는 등 외계인과의 접촉을 위해 이미 여러 번 우주로 메시지를 띄운 미 항공우주국(NASA)은 28일 외계 생명체를 찾기 위한 전략을 논의했다.

NASA의 미래 임무에 관한 국립과학원 특별자문위원회 위원장인 스티브 스콰이어즈 박사는 "생명체를 찾는 것이 우리가 태양계 탐색에서 앞으로 추진해야 할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이 위원회는 화성, 목성의 여러 위성들, 토성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추진할 수 있을 28개의 임무를 검토 중이며, NASA는 외계인의 침략에 대해 걱정하기보다 우리 태양계에서 박테리아와 같은 단순한 생명체를 찾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호킹 박사는 최근 한 TV쇼에서 외계인들이 지구를 방문하는 것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 다다랐던 때와 비슷한 악영향을 불러올 수 있으며, 외계생명체 대다수는 미생물의 형태일 것이나 일부 발달한 생명체들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며 정복과 식민화를 꾀하고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외계지적생명체탐사계획(SETI) 연구소의 세스 쇼스탁 박사는 호킹 박사의 발언이 일부 과학자들 사이에서 '위험한 외계 생명체를 불러들이지 않도록 외계인과의 접촉을 목적으로 한 메시지 송출을 금지해야 하는가'에 관한 논란을 다시 불러일으켰다고 말했다.

우주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밀림에서 고함을 치는 것과 같아서 반드시 좋은 생각인 것은 아니다"고 일부 사람들은 생각하지만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영원히 바위 밑에 숨어 살 것이냐"고 되물었다.

NASA 본부의 고위 우주생물학자인 메리 보이텍 박사는 이 문제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우리는 어떤 종류와 어떤 형태의 생명체도 발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NASA의 존슨우주센터 소장을 지낸 크리스토퍼 크래프트도 자신은 외계인을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로부터 배울 게 있지 않겠느냐"는 것.
현재 외계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 위한 활동은 대부분 SETI 같이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0여년간 각종 단체들이 음악, 영화, 표지판, 녹음 등의 신호를 우주로 보냈다.

(워싱턴 AP=연합뉴스) marronti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