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선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이 이달 들어 공세적으로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자 미국은 중국의 산업보조금 문제를 들어 공식조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미국 농업부는 20일 올해 미국산 닭고기의 대중 수출이 지난해보다 55%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산 닭고기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덤핑관세 부과로 인해 예상되는 피해 규모를 추정해 미리 발표한 것이다.

이와 함께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국은 이날 "21일 중국산 알루미늄사출품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를 전반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알루미늄 업계는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저평가를 유도,사실상 알루미늄사출품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해왔다며 제소했다. 이에 따라 미 상무부는 그간 예비조사를 실시했으며,이 결과를 토대로 공식조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미 정부가 공식조사에 들어가게 되면 위안화 저평가를 이유로 제소된 첫 번째 사례가 된다. 이 경우 중국 측이 이를 '또 다른 환율 압박'으로 받아들여 미 · 중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질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그동안 10여건에 대해 같은 이유로 예비조사를 실시했으나 공식조사에는 착수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3일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전기강판에 대해 최고 64.8%의 반덤핑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관세율은 기업별로 다른데 미국의 주요 전기강판 수출업체인 AK스틸에 7.8%의 관세를 부과했다. 소규모 업체들에는 64.8%의 관세가 매겨졌다. 중국 상무부는 특히 AK스틸에 11.7%의 상계관세를 함께 부과했다.

AFP통신은 "중국이 특정 해외 생산품에 대해 반덤핑관세와 상계관세를 한꺼번에 물린 것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번 조치는 1년여간의 조사를 통해 이뤄진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9일 미 상무부가 중국산 강관 제품에 30~99%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