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크라코프 바벨성 성당에 영면될 듯
영부인 시신도 13일 대통령궁 안치


폴란드가 비행기 추락 사고로 서거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의 장례식을 오는 17일 치르기로 했다.

자체크 사신 폴란드 국무장관은 13일 폴란드 공영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장례식이 오는 17일 치러질 계획이며 대통령 내외 시신의 매장은 오는 18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신 장관은 "대통령 내외가 영면할 장지는 유족들에 의해 이미 선택됐지만, 지금으로선 발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폴란드 PAP 뉴스통신은 제2의 도시 크라코프 시(市) 당국을 인용,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가 크라코프 바벨 성에 있는 대성당의 지하묘소에 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과거 폴란드 왕국 시절의 왕들과 1935년에 사망한 폴란드 독립운동의 아버지 요제프 필수드스키도 묻혀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영부인 마리아 카친스키의 유해는 이날 오전 바르샤바에 도착, 지난 11일 대통령궁으로 옮겨진 카친스키 대통령의 관과 나란히 안치돼 일반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러시아와 폴란드의 사고조사 당국은 마리아 여사의 손에 끼고 있던 결혼반지로 영부인의 신원을 확인했다.

사고 당시 카친스키 대통령은 비행기 앞부분의 대통령 전용석에, 마리야 여사는 카틴 숲 학살사건 유족들과 담소를 나누려고 꼬리 부분에 앉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친스키 대통령이 카틴 숲 학살 추모행사에서 러시아에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려고 했다고 사신 장관이 밝혔다.

그는 이날 폴란드 TV방송 TVN24와의 회견에서 "카친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제스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면서 "카친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에 새로운 출발을 제안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카친스키 대통령은 (추모행사가 열리는) 이 순간부터 진실에 기반을 둔 새로운 양국 관계를 만들자고 러시아에 제안하고자 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브로니슬라브 코모로브스키 대통령 권한대행은 야당들에 희망하는 대통령 선거일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오는 14일 대선 투표일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와 폴란드 고위 관계자 등 96명은 옛 소련 비밀경찰이 폴란드인 2만2천명을 처형한 '카틴 숲 학살 사건' 70주년 추모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0일 폴란드 정부 소유 비행기를 타고 가다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추락, 모두 사망했다.

(바르샤바연합뉴스) 김경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