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가운데 하락세가 두드러진 곳은 주변지역 입주물량 영향을 받고 있는 분당 일산 산본 등이다. 시흥 부천 구리 등 보금자리주택 인근 지역도 내림세를 피하지 못하는 양상이다. 시흥시 은행동 삼성홈타운 105㎡는 1000만원 하락한 2억6000만~2억8000만원，구리시 교문동 신명 115㎡는 2500만원 하락한 4억4000만~6억원 선이다.

경기도 고양 용인 등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의 인근 아파트들도 하락골이 깊다. 고양시에선 식사지구 덕이지구 교하신도시 등의 신규 입주 영향으로 한신6단지 105㎡ 등이 1000만원가량 떨어졌다. 고양시의 경우 매수세 취약으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하락폭은 이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분석이다.

신도시와 함께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버블 세븐'지역도 가격 약세가 두드러진다. 이번주들어 재건축 지역의 하락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송파지역이 0.99% 하락한 것을 비롯 강동이 0.27%,강남이 0.02% 각각 내렸다. 이곳에선 호재가 먹혀들지 않고 있다. 강동구 둔촌주공 고덕주공6단지 등은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지만 연초 대비 하락폭이 1억원을 넘는 단지가 많다. 송파구 잠실동 B공인 대표는 "잠실주공5단지의 경우 올초 대비 최고 1억5000만원 이상 가격이 빠졌지만 찾는 사람이 없다"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 A공인 관계자는 "급매를 찾는 사람조차 사라졌다"며 "급매물이 계속해서 적체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곽창석 나비에셋 사장은 "보금자리주택의 혜택을 볼 수 있는 층이 소수임에도 불구하고 무주택자들이 막연한 기대감만으로 관망하고 있다"며 "하락세가 앞으로 두 달간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동산 가격 거품론'도 약세를 부채질 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산은경제연구소 하나금융경영연구소 등은 당장은 아니지만 소득대비 집값 수준,인구 구조 등에 비춰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더딘 체감경기 회복,소득대비 부채상환비율(DTI)을 통한 대출 규제 등도 수요기반을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