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금호타이어 노사협상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면서 회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또다시 깊은 수렁 속에 빠졌다.

9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재적 조합원 356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사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에서 임금안 56.24%, 단체협상안 57.08%의 반대로 부결됐다.이에 따라 지난 1일 △기본급 10% 삭감, 5% 반납 △상여금 200% 반납 △정리해고 유보 등을 골자로 하는 노사 잠정합의안은 1주일여만에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는 기본급과 상여급, 각종 현금성 수당 삭감 등으로 실질임금이 40% 가까이 삭감되는 데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이 크게 표출된 결과로 보인다.특히 일부 노조 강경파들이 잠정합의안이 도출된 지난 1일부터 대자보 등을 통해 ‘굴욕적 교섭’이라며 부결운동을 벌였던 것도 투표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합의안 부결로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채권단의 손에 달리게 됐다.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회사의 운명은 법정관리나 청산 등 최악의 길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일단 노사양측은 이번 합의안 부결로 재협상 준비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그러나 노조 집행부는 이번 투표결과로 사실상 조합원 불신임을 받아 향후 지도력 부재의 패닉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사측도 철야대책회의를 열어 교섭위원 교체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나 뾰족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여곡절끝에 가까스로 도출해낸 노사 합의가 무산되면서 회사정상화에 또다시 발목이 잡히게 됐다”며 “재협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지만 채권단이 향후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