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 22.6%, 남학생 9.7% 피해 경험

서울대 학생 6명 가운데 1명이 스토킹을 당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성희롱ㆍ성폭력상담소는 작년 7~11월 16개 단과대 학부ㆍ대학원생 945명의 스토킹 피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 15.4%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9일 밝혔다.

성별로는 남학생의 9.7%, 여학생의 22.6%가 스토킹을 당했다고 했고, 특히 여학생 피해 경험자의 절반가량은 2차례 이상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가해자는 '학교 동기ㆍ선후배'(37.1%)가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사귀던 친구나 연인'(28%), '안면만 있는 사람'(15.7%), '전혀 모르는 사람'(9.9%) 등이었다.

스토킹 수단(복수응답)은 ▲전화ㆍ문자(70%) ▲집ㆍ회사 방문(40.9%) ▲홈페이지ㆍ미니홈피 글 게시(39%) ▲따라 다니기(35.1%) ▲인터넷 메신저(32.5%) 등의 순이었다.

또 '비방ㆍ헛소문 유포'(28.6%), '협박ㆍ위협'(23.4%), '신체적 접촉'(25.3%), '구타ㆍ폭행'(16.9%), '성행위 시도'(15.6%) 등 스토킹 수위가 심각한 경우도 상당했다.

피해 학생 대부분 거부 의사를 밝히거나 화를 내기는 했지만, 경찰에 신고(5.4%)하거나 전문 상담기관을 방문(2.0%)한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거부 의사조차 표명하지 않은 사례도 전체의 4.1%나 됐다.

조사를 주도한 문은미 전문위원은 "스토킹은 초기에 예방하거나 차단하지 않으면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라며 스토킹 대응 교육을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서울대생들은 대체로 성적으로 관대하고 개방적인 성향을 보였다.

학부생의 경우 41.1%(남학생 51%, 여학생 27.7%)가 성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85%가 이성교제 중이거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결혼에 대한 생각은 '꼭 해야 한다'(25.5%), '가능하면 해야 한다'(40.9%), '안 할 수도 있다'(31.6%), '가능하면 혼자 산다'(1.7%) 등이었다.

혼전 성관계는 '옳지 않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14.1%에 불과했다.

동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응답도 5.6%로 낮았지만 '찬성 또는 이해하지만 나는 하지 않겠다'고 답변도 64.4%에 달했다.

동성애에 대해서는 '문제는 있지만 인정해줘야 한다'(37.2%), '하나의 생활양식이다'(37.1%)란 입장이 다수였고, `비정상'이란 응답은 25%에 그쳤다.

문 위원은 "조사 결과 서울대생들은 비교적 조심스럽지만, 주변 사람들의 행동을 용인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사회적 관용 의식이 성장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