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경기침체로 인해 주립대학에 대한 지원예산이 삭감되고, 등록금이 대폭 인상됨에 따라 이에 반발하는 학생 및 교수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주립대에 대한 재정지원 삭감과 등록금 인상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은 4일(현지시각) 미 전역 최소 32개주의 100여개 대학 캠퍼스와 주 의사당 등지에서 수업거부와 반대시위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학생들은 4일을 `교육 수호를 위한 행동의 날'로 정하고 주정부들이 재정난을 이유로 주립대 등 공립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을 대폭 축소함에 따라 등록금 인상과 교수 등 교직원 감원 그리고 강좌 폐쇄 등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의 시정을 촉구했다.

미국에서 대학 등록금 인상 반대시위는 작년말 캘리포니아 주립대(UC)가 주정부의 긴축정책 속에 학부생 등록금을 32% 인상키로 결정하면서 촉발돼 3월부터는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주립대에 대한 재정지원을 2008-2010 학년도에 약 10억달러 삭감함에 따라 대학들은 등록금을 대폭 인상했고, 교수들에게 무급휴가를 실시하는 한편 도서관 운영시간을 단축하는 등 긴축운영에 돌입했다.

학생들의 등록금은 지난 2002년에 비해 182% 인상된 상태이다.

캘리포니아 교수협의회장인 릴리안 타이즈 회장은 "주립대에 대한 주정부의 재정지원이 대폭 삭감됨에 따라 저소득층 가정의 학생들은 대학교육을 받을 기회가 더 줄어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12월 샌프란시스코주립대에서는 교내 점거시위를 벌이던 학생 26명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캘리포니아대 총장 관저는 시위대의 습격을 받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지역 대학생들은 4일에도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요 대학 캠퍼스에서 전개했다.

남부 조지아주에서도 내년 회계연도의 주정부 재정적자가 11억달러에 달해 35개 주립대 지원예산을 최대 6억달러 삭감키로 방침을 정하면서 대학들이 올 가을학기부터 등록금을 35%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조지아내 35개 주립대들은 이에 따라 교수 및 교직원 2천500명을 감원하고, 신입생 수를 줄이는 한편 각종 강좌를 축소하는 대규모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해 주의회에 제출했다.

한 예로 조지아 공대는 3천807만 달러의 예산절감을 위해 교수 등 교직원 452명 감원과 다음 학기 신입생 입학 정원의 20% 감축 및 연구원 150~200명 감원을 검토중이다.

조지아 주립대학(GSU)도 총 3천412만 달러의 예산절감을 위해 교수 등 교직원 622명을 줄이고, 브룩 헤이븐 캠퍼스를 폐쇄하는 한편 396개 강좌를 폐쇄키로 했으며, 조지아 대학(UGA)도 5천890만 달러의 예산을 감축키로 하고 교수 및 교직원 1천418명을 감원하고, 신입생을 30% 이상 줄이기로 했다.

학생들은 등록금을 35% 인상할 경우 1인당 최대 1천달러를 추가로 부담해야 함에 따라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달톤 주립대 학생 등 40여명의 학생들은 3일 애틀랜타 시내 주 의사당 앞에서 재정지원 축소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인데 이어 4일 주요 캠퍼스별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시위를 전개중이다.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이에 따라 금주말까지 `백년대계 교육의 죽음'을 상징하는 의미에서 검정색 옷을 입고 등교하라고 동료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