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만나러 가면서 몇번째 부인을 데려갔을까.

남아공 최대 부족인 줄루족 출신의 주마 대통령은 일부다처제가 인정되는 부족 관습에 따라 5번의 결혼으로 현재 3명의 퍼스트 레이디와 20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 인터넷판은 2일 주마 대통령이 고민 끝에 지난 1월 맞이한 5번째 부인 토베카 마디바를 대동하고 영국을 국빈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더타임스 아프리카 특파원 조너선 클레이는 "이번 방문은 신혼여행이나 다름없다.

그들은 지난 1월에 시간이 없어 신혼여행을 가지 못했고 그래서 주마는 이번에 그녀(마디바)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클레이에 따르면 남아공 국민 일부는 주마 대통령의 복잡한 가정사를 민망하게 여기지만 주마는 부인들에게 각자의 장점에 맞게 서로 다른 임무를 맡길 것이라고 말해왔다.

첫번째 부인은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 장거리 여행을 좋아하지 않으며 두번째 부인은 주마의 5번째 결혼식에 불참해 최근 불화가 의심되고 있다.

5명의 부인 가운데 한명이었던 은코사자나 들라미니 주마(현 남아공 내무장관)는 지난 1998년 이혼했으며 또 다른 부인 케이트 주마는 2000년 자살했다.

결국 청록색 정장을 곱게 차려입은 마디바가 이날 남아공의 퍼스트 레이디 자격으로 주마와 나란히 영국 히드로공항에 내렸다.

주마는 이번에 버킹엄궁과 총리 관저를 방문하고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과 정부 고위직 인사들에 대한 여행 제한, 자산 동결 조치 등 제재 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남아공에서는 주마의 이 같은 행보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많다.

과거 주마의 지지자였다는 남아공의 중산층 여류사업가 비브 코아디는 "그는 부인들에게 나랏돈을 쓸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다스려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