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텐마.여론.경기 등 '첩첩산중'..정권 5월 위기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와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간사장이 이끄는 민주당 정권이 2일 2010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여세를 몰아 참의원 선거에 올인하기로 했다.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은 자신들의 정치자금 의혹으로 추락한 리더십과 여론의 사퇴 압력 등 정치적 악재를 7월 참의원 선거 승리로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3일 현지언론에 따르면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은 올해 예산안이 중의원을 통과한 2일 회동, 참의원 선거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위해 선거공약을 만들도록 지시했고, 오자와 간사장은 참의원 선거 후보 공천 결과를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정권운영의 초점을 참의원 선거 승리에 맞춘다는데 합의한 것이다.

하토야마 내각 지지율은 작년 9월 16일 정권 출범 당시 70%대에서 5개월여만에 40%안팎으로 떨어졌다.

앞으로도 지지율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이 이처럼 추락한 것은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정치자금 문제가 결정적이다.

정권 창출에 결정적 역할을 한 '투 톱'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정권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주일 미군 후텐마(普天間)비행장의 이전을 둘러싼 정권 내부 갈등과 총리의 우유부단, 선거공약의 후퇴 등도 내각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했다.

정권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불신은 민주당의 아성인 나가사키(長崎) 지사 선거와 도쿄도 마치다(町田)시장 선거 참패로 극명하게 나타났다.

여론은 비서 3명이 정치자금규정법(허위기재) 위반으로 기소된 오자와 간사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지만 본인은 요지부동이다.

하토야마 총리 역시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인 오자와 간사장의 사퇴를 원하지않고 있다.

현 상황에서 하토야마 총리와 오자와 간사장의 국면 전환 돌파구는 참의원 선거 밖에 없다.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 경우 정치자금 문제로 실추된 리더십을 회복하고 정권 장악력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정권에 대한 악화된 여론을 감안할 때 민주당이 참의원 선거를 승리로 이끌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역대 정권에서도 집권당이 총선(중의원 선거)후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한 경우가 많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995년의 무라야마 도이치(村山富市) 사회당 정권, 1998년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자민당 정권, 2007년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정권이 참의원 선거에서 패해 총리가 옷을 벗었다.

이에 따라 정권에 대한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참의원 선거에서 패배가 예상될 경우 오자와 간사장이 전격 퇴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희박하긴 하지만 오자와 간사장과 하토야마 총리의 동반 퇴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관측'이나 '가능성'일 뿐 오자와 간사장이나 하토야마 총리 어느 쪽도 사임 가능성을 내비치지않고 있다.

결국 이들의 거취는 향후 여론의 향배, 후텐마 비행장 이전지 결정, 경기 흐름 등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7월 참의원 선거를 감안할때 후텐마 이전지가 결정되고 정권에 대한 여론의 추이와 경기의 방향성 등이 좀더 분명해지는 5월이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3일 내다봤다.

(도쿄연합뉴스) 김종현 특파원 kim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