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멤버를 대폭 물갈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FRB의 '넘버2'인 도널드 콘 부의장(67 · 사진)이 1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6월 말 자신의 임기가 끝나면 은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7명이 정원인 FRB 이사회 멤버 가운데 2명의 이사 자리가 공석인 상태에서 콘 부의장까지 떠나면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3명의 이사를 새로 임명할 수 있게 된다. 오바마는 취임 직후인 작년 1월 대니얼 타룰로 조지타운대 법과대학원 교수를 FRB 이사로 임명했다. 따라서 이번에 마음만 먹으면 7명의 이사 가운데 절반이 넘는 이사를 자신의 의중을 반영한 인물로 채울 수 있게 된 셈이다.

FRB는 현재 벤 버냉키 의장과 콘 부의장,케빈 워시 이사,엘리자베스 듀크 이사,타룰로 이사 등 5명이 이사로 활동 중이다.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임명된 워시 이사는 월스트리트 출신이며 듀크 이사는 시중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시장친화적인 인사로 분류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FRB를 월가가 선호하는 인물에서 금융시장 규제와 감시 · 감독을 중시하는 인물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관건은 규제 옹호론자들로 FRB 이사를 채우려는 데 대한 공화당의 반발이다.

콘 부의장의 후임으로는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재닛 옐런 샌프란시스코 FRB 총재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