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바코드 연계, 쇼핑 등 가능성 무한

아이폰을 책 페이지 속의 바코드에 갖다대면 스티브 잡스가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유튜브 영상이 펼쳐진다.

이 책은 지난 1일 출간된 '스티브 잡스의 명언 50'이다.

책 곳곳에 바코드를 넣어 독자가 내용과 관련된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직접 보면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셈이다.

책 속의 바코드는 QR(Quick Response)코드라고 불리는 2차원 바코드다.

인투모스가 만든 바코드 인식 애플리케이션인 '쿠루쿠루'를 깔기만 하면 이용할 수 있다.

조만간 윈도폰과 안드로이드용 애플리케이션도 나온다.

스마트폰과 바코드가 결합돼 무궁무진한 새로운 사업이 열리고 있다.

이는 스마트폰 사회가 가져다줄 가장 파괴력 높은 분야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미 출판과 광고 분야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서점에서 책을 고르다가 다른 이들의 다양한 평가와 정보를 얻고 싶으면 쿠루쿠루를 통해 '유저스토리북'으로 연결되는 서비스가 개발됐다.

유저스토리북은 인터넷 공간에서 개인 서재를 만든 뒤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다.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QR코드가 아니더라도 기존 바코드도 읽어낼 수 있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언론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관련 정보를 얻지 못한 독자들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광고의 경우 두산 매거진은 'W' 3월호에 실린 광고에 QR코드를 박았다.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추가적인 이미지나 영상 광고를 감상할 수 있다.

주변 매장 정보 등을 알려주기도 한다.

출판과 광고의 결합은 QR코드를 통해 직접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지면 광고로 상품 이미지나 동영상 등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온라인몰로 연결해 결제하도록 하는 환경은 조만간 실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광고 시장에서 점점 비중이 줄어드는 신문 광고도 이 같은 방식을 활용할 경우 새로운 활로를 열 수 있다는 예상도 제기된다.

이 같은 활용 사례는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폰 바코드 시대의 서막에 불과하다.

특히 쇼핑 분야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결시켜 바코드 사회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상점에서 옷을 고른 뒤 스마트폰으로 바코드를 인식해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동일 상품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직접 상점에 가지 않더라도 상품의 바코드를 입력, 거리와 가격 등을 비교해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서도 QR코드를 활용한 서비스에 들어갔다.

아직 결제까지 이뤄지지 않지만, 상품 소개 페이지에 올라온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면 쿠폰을 받는 방식이다.

조만간 바코드 쇼핑은 현실화될 전망이다.

하나은행과 삼성전자는 최근 바코드 및 증강 현실을 이용한 쇼핑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방식이 나타날 수 있다.

상품 이미지와 설명 등을 빼고 건물 외벽 등의 광고판에 QR코드만 실어놓은 형태의 광고도 가능하다.

궁금증 유발을 통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해외에선 이미 시도된 방식이다.

영화포스터, 지역사회 상점 소개 팸플릿 등에서도 추가 이미지 및 영상 등을 제공할 수 있다.

한 제과업체는 최근 과자 포장지 안쪽에 QR코드를 달아 쿠폰을 적립할 수 있도록 하기도 했다.

부품에 QR코드가 붙어있다면 AS 이력 관리 등도 가능하다.

국내에서 휴대전화와 바코드를 연계한 서비스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에서 1990년대 중반 QR코드를 활용한 비즈니스들이 속속 등장하자, 국내에서도 SK텔레콤과 KT, LGT 등 이동통신사들도 서비스에 나서기도 했지만, 폐쇄된 무선 인터넷 환경으로 유명무실화됐다.

인투모스 김용민 대표는 "앞으로 대부분 상품에 QR가 붙어 나올 것"이라며 "무선인터넷망이 개방화와 스마트폰의 빠른 대중화는 바코드 사회의 도래를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