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대출 금리 기준인 코픽스(COFIX · 자금조달비용지수)가 도입됐지만 이에 따른 대출 금리 인하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픽스 대출 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연동 대출보다 낮췄다는 은행들의 공식 발표와 달리 실제 창구 금리는 CD 연동 대출과 차이가 없어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요 은행 지점들의 대출 금리를 조사한 결과 지난달 26일 기준 코픽스 연동 대출 금리는 연 5% 중반~7% 중반으로 CD 연동 대출과 비슷했다. 은행에 따라서는 코픽스 대출 금리를 CD 연동 대출보다 높게 적용하는 곳도 있었다. 서울 성북구에 있는 외환은행의 한 지점은 코픽스 대출 금리가 연 5.52~7.55%로 CD 연동 대출(연 5.36~7.39%)보다 0.16%포인트 높았다. 서대문구에 있는 기업은행의 한 지점은 코픽스 대출 금리가 연 5.79~6.46%로 CD 연동 대출(연 5.8~6.5%)과 사실상 같았다.

은행들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금리와 은행 지점에서 적용되는 금리 간 차이도 컸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5일 코픽스 대출을 내놓으면서 금리가 연 4.48~6.33%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동대문구에 있는 우리은행 지점 관계자는 "실제로 4%대 금리가 적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6%대 초반의 금리에 대출이 이뤄진다"고 전했다. 신한은행은 코픽스 대출 금리가 연 4.78~5.81%라고 발표했지만 이 은행 영업점 관계자는 고객의 신용도에 따라 이보다 높은 금리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차이에 대해 은행들은 일선 지점장들이 고객 신용도에 따른 금리 우대 조건을 엄격하게 적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점 차원에서는 대출금리를 내리려 해도 지점장이 규모보다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하기로 하면 우대금리는 가급적 적용하지 않고 가산금리를 많이 적용해 금리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지점장들의 영업 방침에 따라 본점과 지점의 금리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 효과가 작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픽스 대출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의 코픽스 대출 실적은 지난달 25일까지 104건,114억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20%에 그쳤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실적이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주택거래 침체로 대출 수요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며 "코픽스 대출에 대한 문의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