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역없이 연중무휴 진행…몸통 정면겨냥할듯
교육계 `환골탈태' 원년될지 관심 집중

고질적이고 관행적인 교육비리에 대한 검찰의 사정작업이 이명박 대통령의 강도높은 근절 주문으로 더욱 탄력을 받으면서 `백년하청'이라는 오명을 덮어쓰고 있는 교육계 비리의 해묵은 뿌리를 근본적으로 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의 주문은 어떤 `외압'에도 흔들리지 말라는 당부의 차원으로 해석되는 만큼 올한해 검찰의 교육비리 수사는 성역없이 전방위로 진행되면서 비리의 몸통을 정면으로 겨눌 전망이다.

전국 교육비리 수사를 진두지휘하는 대검찰청 중수부 관계자는 25일 "김준규 검찰총장의 지시로 교육비리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전국적으로 지행되면서 일선 검찰청에서 서서히 성과가 나오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검찰이 교육비리를 조준하고 나선 것은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검은 지난해 9월 전국 검찰청에 `구조적ㆍ고질적 부패 범죄에 대한 철저 단속' 지시를 내려 보냈고, 김 총장도 지난달 신년사를 통해 "사정의 사각지대에 가려진 숨은 비리와 신종 부패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단속에 나선 검찰은 장학사 `매관매직' 관행을 밝혀내고 교비를 횡령하거나 공사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교육계 인사들을 적발하는 등 불과 두 달 만에 모두 17명을 구속하고 1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성과를 거뒀다.

검찰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연중 수사로 교육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방침이어서 자정능력을 상실한채 온갖 비리의 복마전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교육계가 올해 전례없이 엄혹한 사정한파에 시달릴 것임을 예고했다.

대검 관계자는 "교육계 비리는 마치 고구마 줄기처럼 캐면 캘수록 끊임없이 나온다.

교육계 수사는 연중무휴로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점 수사대상으로 정한 분야만 해도 ▲교육예산 편성ㆍ집행 또는 교비 집행 관련 비리 ▲기자재ㆍ급식 납품과 시설공사 관련 비리 ▲교수ㆍ교직원 채용 또는 승진 비리 ▲대학 연구비 관련 비리 ▲사학재단 설립ㆍ운영 관련 비리 ▲대학 입학이나 학위 취득 관련 비리 등 교육계에서 가능한 모든 비리를 망라한다.

그러나 워낙 뿌리가 깊고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교육비리의 특성상 자칫 `꼬리자르기' 식의 덫에 걸려들기 쉬운데다, 의욕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해 `용두사미'로 막을 내린 사례도 적지 않은 만큼 검찰로서는 더욱 철저하고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지난 2008년 서울서부지검이 연세대 편입학 비리 의혹과 관련해 130명 이상의 계좌를 추적해놓고도 무혐의로 사건을 종결했고, 광주지검에서도 2006년 광주시교육청 비자금 의혹에 대해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가 역시 무혐의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교육 부조리를 근절하겠다"며 강력한 자정 움직임을 보였고, 국민권익위원회가 교육계 비리에 대처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검찰 수사를 둘러싼 주변 여건은 과거 어느때보다 우호적인 편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지금은 교육비리를 발본색원할 필요충분조건이 두루 갖춰진 상황"이라며 "앞만 보고 수사에 매진한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실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사회의 진입을 가로막는 결정적 요소의 하나로 지목돼온 교육비리가 검찰의 초고강도 수사를 통해 그 적나라한 뿌리를 드러내면서 올해가 교육계 환골탈태의 원년이 될 수 있을지 국민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강건택 기자 abullapia@yna.co.kr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