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글로벌 상품시장에서 유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 가격이 하락했다. 그리스 재정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증폭되면서 달러화가 혼조세를 나타낸 영향이다.

19개 원자재 종목을 기초로한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도 최근 2주 동안의 상승세를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CRB지수는 전날보다 1.02p 내린 276.78을, USB 블룸버그 상품지수도 3.05p 하락한 1293.34를 나타냈다.

◇국제유가, 휘발유 공급차질 가능성에 ↑

2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거래된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유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0.35달러 오른 80.16달러를 기록해 5일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런던석유거래소(ICE)의 북해산 브랜트유도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42달러 올라간 78.6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산 두바이유 역시 1.66달러 상승한 76.65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프랑스 석유화학 다국적기업인 토탈(Total)사의 파업으로 휘발유 공급 차질 가능성 제기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

뉴욕 소재 선물 중개업체인 MF글로벌사의 앤디 레보우 부사장은 "프랑스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증폭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프랑스 석유산업 노동조합 총연합(UFIP) 대변인은 "프랑스의 석유제품 재고가 7~10일분이며, 12개 정제시설 중 6개가 정상 가동 중이어서 위기상황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다만 달러화 강세는 유가 상승폭을 제한했다. 이날 유로화 대비 달러화 환율은 전날보다 0.13% 하락(가치상승)한 1.3597달러를 기록했다.

◇금·구리 가격 일제히 하락

금값은 온스당 1130달러 회복을 노리던 기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다시 1100달러대 초반으로 밀려났다.

이날 NYMEX에서 금 4월물 선물 가격은 온스당 9달러 하락한 1113.10달러에 마감됐다. 은 5월물 가격은 온스당 19.1센트 내린 16.249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가 상승한 것이 금값 하락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유로존이 그리스에 200억~225억 유로를 금융지원할 것이라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보도에 대해 유럽연합(EU) 대변인이 그리스에 금융지원을 제공할 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그리스 재정위기가 되살아나 유럽증시가 전반적으로 약세로 돌아섰고, 달러화가 유로화에 소폭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 가격도 톤당 101.50달러 하락한 7330달러에 장을 마쳤다. 알루미늄은 톤당 12달러 올라간 2151달러에 마감됐다. 이밖에 아연와 니켈, 가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경닷컴 김은영 기자 mellis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