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외고 명덕외고 용인외고 대일외고 민족사관고 고양외고 안양동산고 한영외고의 공통점 두 가지는? 정답은 한국경제신문이 발행하는 고교생 논술시사지 '생글생글'을 200부 이상 구독하고 서울대 합격자를 20명 이상 배출하는 고교라는 것이다. 이들 8개 선두그룹 고교는 한결같이 생글생글을 그 어떤 사설 교재나 참고자료보다 귀중한 공부 자료로 사용한다.

전교생 1082명 중 900명이 생글생글 애독자인 용인외고는 대표적인 학교다. 매주 월요일 학생들은 꼭 생글생글 한 부씩을 들고 기숙사로 들어가 통독한다. 학생들은 생글생글이 엄선한 시사 역사 철학 경제 정치 영어 수리 논술 등 다양한 분야를 읽고 토론한다. 이대일 용인외고 교사는 "생글생글 커버스토리는 시사적인 부분이 많아 수업 중 그룹토론을 벌일 때 많이 사용한다"며 "좋은 글을 많이 접할 수 있어 학생들이 글 쓰는 능력을 갖추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이 학교의 2010학년도 서울대 합격자는 25명으로 과학고나 예술고 등을 제외할 경우 전국 4위다.

생글생글 구독이 많은 학교가 서울대 합격자를 많이 낸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최근 공개된 서울대 합격 현황에 따르면 서울대에 20명 이상을 합격시킨 고교 19곳 중 생글생글을 200부 이상 구독하는 학교가 8곳이나 됐다. 예술고 국악고 과학고 11곳을 뺀 모든 학교가 생글생글을 교재나 참고자료로 활용하고 있었다.

'생글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주 상산고 2학년 정상현 군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진행하는 논문 수업시간에 생글생글을 수업 보조자료로 유용하게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글생글에서 경제 관련 내용을 스크랩하거나 논문을 작성할 때 첨부자료로 활용한 경우도 있다"며 "경제와 논술에 관한 내용이 풍부해 문과생 대부분이 생글생글을 본다"고 전했다.

학생들이 생글생글에서 특히 즐겨 보는 코너는 시사 문제를 요약해 쉽게 전달해주는 '시사이슈 찬반토론'이다. 서울 명덕외고의 김면수 교사는 "경제 · 경영에 관심을 둔 학생들에게는 이보다 좋은 학습 교재가 없다"며 "입시 준비에 바쁜 학생들에게 세상을 들여다보는 좋은 돋보기가 돼준다"고 말했다.

서울대 진학률이 높은 학교들은 대부분 '생글 논술경시대회'에도 적극 참가하고 있다. 서울대에 34명을 합격시킨 명덕외고는 논술경시대회에 1~8회에 걸쳐 총 1088명이 응시했다. 합격자 27명을 배출한 상산고는 총 957명이,24명을 합격시킨 대일외고는 1186명이 시험을 치렀다. 22명을 합격시킨 고양외고는 1119명이 지금까지 생글 논술경시대회에 참가했다. 명덕외고 상산고 용인외고는 한국경제신문의 테샛(TESAT · 경제이해력 검증시험)에도 단체로 응시해 학생들의 경제 상식 폭을 넓히고 현재 수준을 점검했다.

이대일 교사는 "생글생글은 교과서만 보는 학생들의 눈을 세상으로 돌려 생각을 넓고 깊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단편적인 교과서 속 지식을 넘어서 현실 문제와의 관계를 파악하고 문제의 본질에 천착하도록 하는 데 유익하다는 설명이다. 이들 학교가 생글생글을 집중적으로 공부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일반 학교도 생글생글을 구독하는 방법을 한국경제신문사에 문의하고 있다.

정재형/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