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천여명 참가.."연중 '지구 지키기' 캠페인 계획"

브라질 남부 리우 그란데 도 술 주 포르토 알레그레 시에서 지난 25일부터 열린 제10회 세계사회포럼(WSF)이 29일 오후(현지시간) 폐막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대안모임을 자처하는 WSF는 이날 폐막식에서 50여개의 각종 제안을 담은 민중운동선언이라는 이름의 문건을 승인하고 5월 31일 상파울루 시에서 대규모 토론회를 갖기로 했다.

문건에는 농업개혁, 시민의 사회적 권리 보장, 중남미 지역에 대한 외국군 기지 설치 반대, 신자유주의 정책 배격, 인종차별 철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WSF 기간에는 포르토 알레그레 시와 인근 5개 도시에서 3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900여개의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행사 기간에 거대 기업의 자원 장악과 환경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견해가 제시됐는가 하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자본의 새로운 공세에 대비해 반(反) 세계화 운동의 결속력을 다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세계의 민주화를 위해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 등 거부권을 가진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에 의해 지배를 받고 있는 유엔을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반미(反美) 주장도 어김없이 제기됐다.

WSF는 특히 중남미-카리브 지역에 대한 미군 기지 설치와 미국 정보요원들의 활동에 반대하는 글로벌 캠페인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WSF는 아이티 강진 이후 미군 파병, 지난해 대서양 및 카리브해를 활동 영역으로 하는 미 해군 제4함대 재창설, 온두라스 쿠데타 세력에 대한 미국의 지지, 미국의 쿠바 경제제재,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 등 중남미 좌파정권에 대한 미국의 공세 등을 제국주의 의도로 규정하는 한편 중앙아시아와 이라크, 팔레스타인 등에서 미국 정부에 의해 평화가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WSF는 이날 공식 행사 종료 이후에도 올 한 해 동안 전 세계 37개국에서 후속행사를 계속할 예정이다.

4월 19~22일에는 볼리비아 중부 코차밤바에서 '대안기후회의'가 열리고, 8월에는 파라과이 수도 아순시온에서도 별도 행사가 마련된다.

'대안기후회의'는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달 구체적인 합의 없이 끝난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 기후변화정상회의를 대신한다며 제의한 것이다.

WSF는 "오는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 수 있도록 연중 '지구 지키기'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했다'는 인식 아래 출발한 WSF는 2001년과 2002년, 2003년, 2005년 포르토 알레그레, 2004년에는 인도의 뭄바이에서 열렸다.

2006년에는 아프리카 말리,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파키스탄 카라치 등 3개 대륙 3개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됐으며, 2007년에는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열렸다.

2008년에는 '지구 행동의 날'로 대체되면서 전 세계 72개국에서 분산 개최됐으며, 2009년에는 브라질 북부 파라 주 벨렝에서 개최됐다.

올해에 이어 내년 11회 WSF는 아프리카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에서 열릴 예정이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