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순 칼럼]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 늦으면 실명 위험
15년간 당뇨병으로 고생해온 50대 윤모씨는 비교적 혈당 관리를 잘해 일상생활에 이렇다할 지장없이 지내왔다. 당뇨병을 치료하면서 별다른 검진을 받지 않고 지내던 어느날 갑자기 시력이 흐려지더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안과를 찾은 윤씨에게 내려진 진단명은 '당뇨성 망막병증'.윤씨는 청천벽력같이 찾아온 실명을 받아들인다는 게 너무도 힘든 고통이었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당뇨 합병증의 하나로 황반변성 녹내장과 함께 실명을 초래하는 3대 망막질환 중 하나다. 안구 뒤쪽에서 망막으로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망가져 발생한다. 이유는 당뇨병으로 체내 여러 곳의 미세혈관들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임신이나 혈압 상승,신부전 같은 질환이 동반된다면 망막병증의 상태는 더욱 악화된다.

당뇨성 망막병증은 당뇨 환자가 안과검사를 소홀히 하다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기간이 길수록 발병률이 높아지는데 통상 15년 이상 당뇨병을 가진 환자의 60%가 망막병증을 보인다. 유년기나 사춘기부터 생긴 '약년성 당뇨병'이라면 훨씬 이른 나이에 망막병증이 나타나며 발생빈도도 매우 높다. 증상이 나타나서 치료를 시작하면 이미 늦어서 영구적인 시력저하가 초래될 수 있다. 따라서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철저한 혈당조절로 예방하는 수밖에 없다.

당뇨성 망막병증의 치료법으로는 망막병증의 진행을 둔화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혈당조절,망막혈관벽이나 혈액에 작용해 망막미세혈관의 순환을 개선시키는 약물치료,질병 발견 당시의 시력을 유지시켜 주는데 목적이 있는 레이저 광응고술이나 유리체 절제술 등이 있다. 최근에는 주사요법이 등장해 점차 널리 적용되고 있다. 아바스틴(베바시주맙) 또는 루센티스(라비니주맙) 등의 단일클론항체주사는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망막혈관을 억제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망막은 눈의 시신경이 도달해 상을 맺는 카메라의 필름같은 조직이다. 한번 손상되면 되돌이킬 수 없고 시력 상실이라는 큰 대가를 지불해야 하므로 정기적인 검진과 꾸준한 혈당 관리로 예방에 나서야 한다.

박영순 < 아이러브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