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으로 평가되는 달러당 1,150선이 깨짐에 따라 환율 하락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10시36분 현재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에서 0.5원 내린 1,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앞서 올해 들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이틀간 24원 급락하며 지난 5일 1,140.5원으로 거래를 마쳐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환율이 이처럼 심리적 지지선인 1,150선을 밑돌며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IT와 자동차 등 수출기업이 선전했던 가장 큰 이유가 고환율 덕분이었는데, 환율 하락은 역으로 이들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또는 이익 측면에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환율 하락이 이슈가 됐던 지난해 5월과 10월에 이들 수출주가 부진했으며, 전날인 5일엔 외국인과 기관이 현대차를 집중적으로 매도한 탓에 7.56%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즉 원화 강세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강하다는 점을 반영하기에 증시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원화 강세는 통상 외환 수급 측면에서 무역수지 흑자가 커지거나 자본수지 흑자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0년 1월 이후 월간 환율 변동률과 월간 코스피 변동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미국 달러화에 대한 환율과 코스피 간 상관계수가 -0.35, 유로화는 -0.25, 일본 엔화는 -0.32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면 코스피지수가 올라가곤 했다는 것으로,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서도 코스피지수는 마찬가지의 움직임을 보였다.

삼성증권 김성봉 연구원은 "환율이나 주가 모두 한 국가의 경제를 반영하는 거울과 같은 지표"라며 "환이 강세를 보인다는 것은 무역수지와 자본수지 흑자가 늘어난다는 것으로 국가 경제 전반이 매우 탄탄해진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원화 강세는 미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현상의 강화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증시에 우호적이란 분석도 있다.

지난해 12월 초 미국의 공급관리협회(ISM) 지수와 고용지표가 호전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는데, 연초 미국 경제지표가 전달보다 긍정적이었음에도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해 12월엔 미국 경제지표 호전으로 기준금리의 조기 인상이 예상돼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면, 최근엔 미국 경기의 재침체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상이 당분간 없을 것이란 견해가 대세를 이루면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
신한금융투자 이선엽 연구원은 "미국 주요 경기지표의 호조가 지속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는 확산되는 반면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는 감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외국인은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늘어나면서 국내 증시에서 매수를 확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pseudoj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