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수명 단축ㆍ차량 부식 등 우려
서울시, 소금 사용 확대ㆍ친환경 제품 검토

강설 관측 이래 최악의 폭설이 내려 제설 작업에 홍역을 치른 서울시가 이번에는 도로 위에 남아있는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제의 처리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25개 자치구는 이번 겨울 내린 폭설로 말미암은 도로 결빙을 막고자 60만 포대(25㎏ 기준)의 염화칼슘과 소금을 도로에 뿌렸다.

서울시와 자치구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들도 단지 내 도로나 보행로 등지의 결빙을 막고자 염화칼슘을 사다 뿌리고 있어 실제 사용된 염화칼슘과 소금 사용량은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폭설에 따른 교통대란을 막고자 막대한 양의 염화칼슘 등을 살포함으로써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도로 등지에 남은 소금기가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염화칼슘과 소금 등은 눈을 녹이는 효과가 있지만, 토양의 염분을 높여 가로수와 식물의 수명을 줄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등의 소금기는 교량 구조물과 차량을 부식시키는 것은 물론, 도로를 미끌미끌하게 해 치명적인 교통사고를 유발하기도 한다.

서울시는 날씨가 풀려 결빙 위험이 없어지면 물청소로 도로에 남은 제설제를 씻어낼 계획이지만 한파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현재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처지이다.

서울시 고인석 도로기획관은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제설제를 뿌리지 않을 수도 없지 않느냐"며 "날씨가 풀리면 도로의 물청소 등을 통해 남은 염화칼슘과 소금을 청소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제설제의 환경오염 문제를 줄이고자 염화칼슘보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소금의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염화칼슘은 소금보다 빨리 눈을 녹이지만 금속 부식성도 1.3배 정도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염화칼슘 용액에 소금을 섞어 뿌리는 습염 방식은 염화칼슘보다 지속 효과가 좋으면서도 염화칼슘 사용량은 줄일 수 있어 서울시는 최근 습염 방식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내년까지 소금 사용량을 제설제 5년 평균 사용량의 50%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서울시는 환경에 거의 악영향을 주지 않는 `친환경 제설제'를 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고 기획관은 "친환경 제품은 염화칼슘보다 가격이 2∼5배 높다는 게 단점이다.

그렇지만, 제설제의 환경오염 문제가 계속 지적되는 만큼 시범 사용해 본 뒤 채택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