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한해 경기침체와 공급과잉으로 먹구름이 끼었던 상가시장에 올해는 한줄기 햇살이 들까. 결론부터 말하면 시기상조란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실물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권 등 상권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지역의 근린상가 점포들도 2006년 최고시세의 70~80% 선에서 거래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들어 나타난 다소의 변화는 강남역 상가 등 핵심상권에서 일부 급매물에 대한 매수 문의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상가개발업계와 중개업계는 하반기쯤 실물경기 회복 분위기가 나타나고,30조원에 육박하는 토지보상금이 부동산시장에 풀리면 상가시장에도 냉기가 걷힐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상가 투자에 관심있는 수요자들은 올해 유망지역에서 새로 공급될 대형 상가와 대단지 아파트 상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지역별 '랜드마크 상가'는 주목해 볼 만

올해 공급 예정인 상가의 경우 서울에서 눈여겨 볼 만한 곳은 상암동 '서울 라이트''서초동 H1' 등이 꼽힌다. '서울 라이트'는 지상 130층의 초고층 빌딩인 서울 라이트에 들어서는 상가다. 빌딩의 지상 6층까지가 '라이트 상가'다. 백화점 등이 입점할 예정이며 상업시설 위층에는 대규모 컨벤션 센터,호텔,업무시설,아파트 등이 들어선다. 이 빌딩은 당연히 서울 서북부권의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규모는 조금 작지만 서초동에서 공급되는 '서초 H1'상가도 눈길을 끈다.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삼성타운이 가까운 핵심 상권이기 때문이다. 분양가는 인근 상가 최고 시세(작년)인 3.3㎡당 1억9000만원(1층 기준)을 넘어설지 주목된다.

판교신도시와 동탄신도시에서도 각 지역을 대표하는 초대형 상가 공급이 이뤄진다. 판교신도시 중심 상업지에 개발되는 대규모 복합단지인 '알파돔시티'내 상가도 연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신분당선 '판교역'을 끼고 있으며 백화점,할인마트,호텔 등이 단지 내에 들어선다. 개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분양 일정은 다소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동탄신도시 내 중심지역 복합단지인 '메타폴리스'에서도 상가분양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 단지에는 최고 66층짜리 빌딩을 비롯해 업무 · 주거 ·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작년부터 전체 상가 중 일부 구역 점포를 임대분양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일반분양 점포도 나올 예정이다.
◆신개념 '몰링'상가도 잇따라 등장

올해 상가 공급 트렌드는 무엇보다 '몰링(Malling · 쇼핑,외식,오락 등 여가생활을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대규모 복합 상가)' 상가 공급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시티 라이트'를 비롯해 판교 알파돔시티,동탄 메타폴리스,양재 파이시티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장은 "대형 상가의 경우 다양한 문화시설을 결합시컨 몰링형 상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규모가 큰 데다 지역별로 핵심 지역에서 공급되다보니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분양 성공 여부다. 삼성동 '코엑스'이후 공급된 대규모 몰링형 상가 중에 성공을 거둔 사례가 드물었다. 지난해 나온 송파구 '가든 파이브'와 송도신도시 '커넬워크'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임대분양으로 전략을 바꿔 상권 활성화에 성공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