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6일 별다른 이견 없이 워크아웃 개시 결정을 내림에 따라 금호그룹 경영정상화 작업이 순조롭게 출발했다. 워크아웃 동의율이 90%를 넘었을 정도로 채권단 내에 공감대가 강했다.

채권단은 이날 워크아웃 개시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워크아웃 플랜을 수립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채권 행사를 3월 말까지 유예하고 자금관리인을 파견키로 했으며 두 기업에 대한 실사를 담당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금호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당장 이날 회의에서도 금호산업이 워크아웃 신청 직전인 지난달 22일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금호석유화학에 넘긴 것에 대해 몇몇 채권금융회사가 '원상회복'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면서 분쟁의 불씨가 돌출됐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오늘은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하는 날인 만큼 아시아나항공 지분문제는 추후 논의하자"고 정리하면서 공식 안건으로 채택되지는 않았지만 채권단 내부 분위기는 '원상회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플랜에 합의할 수 없다는 것이 주류였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단이 납득할 수 있는 방안을 금호그룹 측이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 지분을 사들인 금호석유화학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측은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금호산업으로 되돌려놓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경영권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금액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투자자(FI) 간 이해관계 상충,채권단 내부에서 담보채권자와 무담보채권자 간 갈등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