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선 요즘 '감동의 100인'이 화제다. '감동의 100인'이란 중국 정부가 건국 60주년을 맞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에서부터 지금까지 감동적 인생을 보여준 사람으로 선발한 100명을 일컫는다. 선발은 인터넷 등을 통해 추천받은 뒤 1억명이 다시 투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 작업을 실무적으로 총지휘하고 중문과 영문판 CD를 만들어 중국 내외에 보급하고 있는 관영언론 신화사의 자오펑(趙鵬) 고급 편집총제편인(편집인 · 사진)은 "감동의 행복감이 바이러스처럼 번지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도 더 충만해질 것"이라며 "이타적 삶에서 받는 감동이 삶과 사람에 대한 신뢰와 희망으로 바뀌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감동의 100인'의 특징은 역사책에 나오는 권력자나 명망가가 아닌 그야말로 보통사람들이라는 것.둔황의 문화유적을 보전하는 데 평생을 바친 노학자와 청각장애를 딛고 세계적 무용가로 우뚝 선 사람,시골 곳곳을 찾아다니며 신생아의 건강한 탄생을 지켜내 '만명의 어머니'로 불리는 산부인과 의사,평생 인력거를 끌며 번 돈으로 가정이 곤란한 아이들의 학자금을 지원한 노인,나무꾼으로 자랐으나 나무를 심는 데 일생을 바친 촌부,원자력 기술을 개척한 노과학자 등 보통사람들로만 채워졌다.

자오 총제편인은 "선발작업을 하고 CD로 1인당 12분씩 각자의 삶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는데 젊은이들이 의외로 CD를 많이 찾고 있어 놀랐다"며 "가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보람찬 삶을 산 사람들이 주는 원초적인 감동은 시대를 넘어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말레이시아 등 화교가 많은 동남아 국가는 물론 오스트리아 프랑스의 방송국에서 감동의 100인이 방영되는 등 해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