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묻어 둘 투자상품] 수도권 도심 소형 아파트 사두면 웃는 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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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재가치 따져야 : 경기 덜 타고 쉽게 현금화 가능…수요 꾸준히 중소형 아파트 유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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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부동산 투자심리가 금융 규제 등으로 꽁꽁 얼어붙자 발빠른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부동산투자전문회사 루티즈코리아의 홍은희 팀장(36)은 요즘 고객 상담에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홍 팀장은 "해외 부동산 시장을 주시하며 내년 투자 시기를 저울질하는 고객분들이 꽤 많은 편"이라며 "미국,아시아 등 지역별 세미나에 꼬박꼬박 참석하는 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루티즈코리아는 해외부동산 컨설팅 전문업체다. 홍 팀장은 고객 상담 컨설턴트로 활약 중이다. 업계 입문 5년 만에 해외부동산 컨설팅 베테랑으로 입지로 굳힌 그도 국내 부동산 비중은 줄이고 해외로 눈을 돌릴 생각이다. 지난 10년 전부터 국내 부동산 투자에 뛰어들어 남부럽지 않을 만큼 자산을 모은 홍 팀장은 "인구,경기 사이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국내 부동산은 투자 수익률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 쪽에 '먹을 것'이 많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홍 팀장이 내세우는 투자원칙은 확고하다. 저평가된 지역을 골라 들어가 시세 차익을 노린다는 것.그는 철저히 투자 수익률에 따라 움직인다. 흔히 부동산으로 자산을 모은 이들이 '강남'을 선호한다고 하지만 홍 팀장은 "강남은 이미 오를 대로 올라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가 국내 부동산에서 저평가 지역을 짚은 노하우는 '신문기사'다. 홍 팀장은 "지도를 펴놓고 신문기사에 자주 언급되는 곳에 동그라미를 치면서 투자처를 발굴했다"며 "기사 속에 돈 되는 정보가 다 있다"고 힘줘 말했다.
해외 부동산 역시 저평가된 물건을 잡는 게 핵심이다. 미국과 말레이시아에 투자해 2배 이상의 수익을 남긴 그는 "이젠 매물을 보면 '돈 냄새'가 난다"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홍 팀장은 "예전에 국내 부동산만 할 때는 몰랐는데 오히려 해외 부동산에 훨씬 괜찮은 물건들이 많다"며 "이젠 국내 시장이 좁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해외 부동산 투자는 국내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환율,현지 상황 등 신경써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현지를 방문해 점검하는 것은 투자의 필수다.
홍 팀장은 "지금은 서서히 관심 있는 해외 지역의 동향을 살필 때"라며 "국가별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은 미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필리핀,말레이시아 등으로 제한적이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이 많은 미국 부동산 시장은 내년 1~2월이 투자 적기라고 예상했다. 그는 "미국은 현재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공존하고 있으나 현재는 부정적인 요인이 더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긍정적 요인은 세금 혜택이다. 미국 정부는 생애첫주택구입자에게 저리대출과 함께 8000달러의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있다. 이 혜택은 내년 4월까지다. 부정적인 요인은 상업용 부동산의 불안이다. 올해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로 인해 다시 한번 부동산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
미국 부동산 중에서 홍 팀장이 추천하는 지역은 괌이다. 괌은 미국령이지만 아시아 지역과 투자성격이 비슷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에 주둔 중인 미군들이 괌으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미국 기지 이전'이란 확실한 호재가 있다. 그는 "괌은 미국기지 이전으로 수요가 늘었다"며 "2012년 기지 이전이 가시화되면 집값 상승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거제도 크기에 불과한 괌은 일본 부동산 시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지난 몇 년간 불황에 허덕이며 신규 아파트 공급이 거의 없었다. 인구 대비 새 아파트가 없다는 점이 큰 호재인 셈이다.
관심 대상 국가 중에서 이미 '미니붐'을 겪고 정부 규제가 들어간 지역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 대표적 나라가 호주와 중국이다. 중국의 경우 최근 몇 개월간 주요 7개국 도시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규제에 돌입했다. 특히 땅값이 급등했기 때문에 땅을 사놓고 개발을 미루고 있는 업체에 세금을 부과했다. 호주는 최근 가격이 급등해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충고다.
한국인들의 전통적인 투자처인 말레이시아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러 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무관하게 안정적이다.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외국인 투자는 많이 줄었지만 가격이 조금씩 제 자리를 찾고 있는 편이다.
홍 팀장은 "지금까지 해외 부동산 투자는 큰손들이 포트폴리오 다양화 차원에서 이뤄졌지만 앞으로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보통 투자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