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 한남뉴타운과 강남 압구정지구는 향후 주거지로서 강 · 남북 간 자존심 대결을 펼칠 블루칩 단지로 꼽힌다. 한남뉴타운은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입지에다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사업이라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수혜에 힘입어 강북지역의 대표 부촌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하지만 압구정지구도 만만치 않다. 현재도 대한민국 최고 부촌으로서의 지위가 확고한 데다 서울시가 한강변 초고층 개발을 허용하면서 미래 가치도 높다.



◆어떻게 개발되나

최근 확정 고시한 한남뉴타운 재정비촉진계획에 따르면 이곳에는 2017년까지 총 111만205㎡의 땅에 탑상형(탑처럼 바닥이 좁은 대신 위로 솟은 모양),연도형(길을 따라 건물을 양옆으로 배치하는 모양),테라스형(아랫집 지붕이 윗집 마당이 되는 모양) 등 다양한 형태의 주택 1만2710채가 들어선다.

전체 지구 용적률은 평균 220%가 적용된다. 건물 높이도 다양화해 △4층 이하 89개동 △5~7층 117개동 △8~12층 33개동 △13~29층 43개동 △30층 이상 초고층 4개동 등 총 286개동이 건립된다.

특히 반포대교 북단 반포로변에는 50층 규모의 랜드마크 타워 1개동(르네상스 타워),35층 높이 2개동,30층짜리 1개동이 지어진다. 촉진구역은 모두 5개로 나눠 주택 재개발 사업을 추진하며 최근 건립한 아파트 단지와 오산중 · 고 등 3곳은 존치관리구역으로 지정돼 개발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남 그린힐'(Green Hills)로 이름 붙여진 한남뉴타운의 건축 개념은 '3축 3경'으로 요약된다. 각 축별로 서로 다른 세 가지 풍경을 볼 수 있다는 뜻으로 3축은 용산 애비뉴(Avenue · 거리),한강 비스타(Vista · 전망),남산 그린(Green · 녹색) 등이다.

압구정지구는 현재까지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와 있지 않은 상태다. 서울시는 최근 이곳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으며 내년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이곳에 속한 아파트 단지로는 현대,미성,한양 등이 있으며 총 지구면적은 115만㎡에 이른다.

서울시는 이들 단지를 3개 지역으로 나눠 통합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각 지역별로 최고 50층 안팎,평균 40층 규모의 초고층 건물을 짓는 대신 전체 대지 면적의 26~30%가량을 서울시에 기부채납하게 된다.

서울시는 기부채납받은 땅에 대규모 공원과 복합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강변 올림픽대로(2.2㎞)를 지하화하고 제방을 따라 멀리 돌아가던 기존 도로도 현재 현대 아파트 단지 내부로 지나가도록 변경한다. 아울러 압구정역(지하철 3호선)에서 한강으로 바로 접근할 수 있도록 보행 통로도 만들어진다.


◆한남뉴타운,한강 조망권에서 유리

한남뉴타운의 최대 강점은 입지다. 남쪽으로는 한강,북쪽으로는 남산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배산임수를 자랑한다. 서울 지도를 놓고 봐도 한남뉴타운은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고 있어 서울 어느 지역도 차로 30분 이내 도달할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용산 미군기지 자리에 들어설 민족공원과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현재 한남뉴타운 내 빌라 지분 가격은 33㎡ 기준 3.3㎡당 6000만원 수준으로 재정비촉진계획 확정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서울의 부촌이 한강변을 따라 외연을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남뉴타운이 앞으로 부촌의 한 축이 될 것이란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한강 조망권을 위해 북향으로 단지를 배치해야 하는 압구정지구와는 달리 한남뉴타운은 남쪽으로 한강을 바라볼 수 있는 만큼 조망권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교육 등 인프라는 압구정지구가 월등

압구정지구는 부촌으로서 주변에 잘 갖춰진 인프라가 장점이다. 백화점,병원,할인점 등이 많고 구정중,현대고 등 학군도 괜찮다.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도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다. 고준석 신한은행 갤러리아팰리스 지점장은 "부촌을 따질 때 교육환경을 무시할 수 없는데 한남뉴타운은 오산중 · 고 외에는 별다른 학교가 없는 반면 압구정 일대에는 상대적으로 좋은 학교가 많다"고 지적했다. 고 지점장은 또 "압구정지구는 현재 중대형 평형 위주여서 앞으로 재건축이 이뤄지더라도 중대형 위주로 지어질 것"이라며 "중소형이 많은 한남뉴타운이 현실적으로 압구정지구를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압구정 구현대아파트 공급면적 115㎡의 가격은 15억~16억원 선.3.3㎡당 4200만원 수준이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