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6개 고속철도(KTX) 역세권을 광역거점으로 개발하는 밑그림이 나왔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난 6~7월 지역토론회를 거쳐 수립한 KTX 역세권 개발계획을 최근 국토해양부에 제출하면서 개발계획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토부는 지자체 안을 토대로 이르면 연말까지 기본구상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년 중에는 구체적인 실행계획과 법제도 마련할 방침이어서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전국이 '하나의 도시'로

KTX 역세권 개발은 경부고속철도와 현재 공사 중인 호남고속철도의 16개역 주변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전국을 KTX망으로 연결된 하나의 도시권으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2010년이면 경부고속철도,2017년엔 호남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될 예정이어서 역세권 간 기능의 중복 없이 특성화된 개발을 추진할 필요성이 큰 상태다. 여기에다 고속철 개통 이후 의료서비스나 쇼핑 이용객이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지방경제가 더 위축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KTX 역세권이 지방 광역경제권의 핵심 성장거점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한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이들 역세권은 비즈니스,지식 · 교육,의료,관광 등 특화된 테마를 중심으로 생산과 교류,소비기능을 겸비한 복합거점으로 육성된다.

◆역세권별 차별화된 개발구상

먼저 낙후된 대전역 주변은 '철도산업의 메카'로 조성해 도심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대전시 동구 일대 88만7000㎡의 용도지역을 현행 주거 · 공업지역에서 상업지역으로 바꾸고 도시재정비촉진 특별법에 따라 상업 · 업무 · 주거 · 문화 · 의료시설 등이 혼합된 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킨다.

동대구 역세권은 대구 · 경북 경제자유구역,대구 국가산업단지,국제교육밸리,영남권 신공항 등 대형 프로젝트와 연계해 개발된다. 개발 주체인 대구시는 동구 신암동,신천동 일대에 대중교통 중심의 복합환승센터,벤처밸리와 연계한 복합비즈니스센터,파티마병원과 연계한 양 · 한방 복합의료센터 등을 조성할 방침이다.

울산역 주변엔 물류 · 유통기능과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첨단산업단지가 각각 들어선다. 동남권의 선사 · 역사 문화관광권과도 연계해 거점화한다. 광주 송정역과 광주역은 환황해권 생산 및 문화의 거점으로 개발된다. 광주 송정역의 경우 평동 · 소촌 · 하남산업단지 등과 연계해 광소재,친환경부품소재,신재생에너지 관련 벤처 기업 등을 유치,광산업과 신재생에너지 생산거점으로 육성된다.

◆연내 기본 구상안 마무리

국토부는 아직 계획 수립이 끝나지 않은 역까지 포함,KTX 역세권 개발 구상안을 이르면 올해 말까지 마련키로 했다.

관련법 제정도 추진된다. 국토부는 내년 초 '역세권의 개발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을 제정해 KTX 역세권 주변의 용적률(땅면적 대비 건축연면적 비율)과 건폐율(땅면적 대비 건축바닥면적 비율)을 대폭 완화해줄 방침이다. 내년 초에는 동대구역,용산역,광명역 등에서 1~2곳을 국가기간 복합환승센터 시범지구로 지정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설계에 착수한다. 역세권별로는 일반철도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버스,자전거 등 광역 · 지역교통수단과의 연계 교통망 확충안도 내년 하반기에 마련된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