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높은 펀드, 수익률 좋다고 보기 어려워

펀드 수수료 인하를 위한 감독당국과 자산운용.판매사의 각종 노력에도 작년말에 비해 올해 4월말 펀드 비용은 0.067%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28일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이 내놓은 `펀드 비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주식형, 주식인덱스형, 주식혼합형, 채권혼합형, 채권형 등 기본유형의 국내외펀드 3천395개의 4월말 현재 전체 평균 비용은 2.491%로 작년 말 대비 0.067%포인트 증가했다.

평균비용은 채권혼합형 펀드(-0.011%포인트)를 제외한 주식일반형(0.086%포인트), 주식인덱스형(0.136%포인트), 주식혼합형(0.060%포인트), 채권형(0.037%포인트) 펀드 등 모든 유형에서 증가했다.

전체 비용 중 세부항목별 비중은 판매보수와 운용보수를 합한 신탁보수가 65.2%로 가장 높았고, 매매중개 수수료는 15%, 판매수수료는 9.5%, 기타비용은 10.3%로 뒤를 이었다.

국내외 펀드를 나누면 국내 펀드의 4월말 현재 전체 비용은 2.404%로 작년 말에 비해 0.019%포인트 상승했고, 해외 펀드의 4월말 현재 전체 비용은 3.246%로 작년 말에 비해 0.005%포인트 올라 해외펀드에 비해 국내펀드의 비용상승폭이 컸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국내 대형운용사와 판매사들은 작년 11월 펀드 수익률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관련 소송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이 수수료 인하를 촉구하자 수수료 인하 검토에 착수했으며, 새로 나오는 주식형과 혼합형 펀드에 대해서는 최소 4년간 매년 10% 이상 판매보수를 인하토록 하는 스텝다운방식(CDSC, 이연판매보수)을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도입하기도 했다.

이는 이후 올해 6월 말 펀드 판매수수료 차등화와 판매회사 이동제도 도입으로 구체화됐으며, 지난달 말에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서 펀드 판매수수료와 판매보수의 상한선을 각각 2%와 연1%로 대폭인하하는 방안이 도입되기도 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4월말 현재 극단치를 제외한 주식.채권.혼합형 펀드와 재간접, 상장지수펀드(ETF),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3천912개를 대상으로 총비용비율(TER)과 6개월, 1년, 2년간 펀드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0.07~-0.22의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 펀드수익률과 비용간 회귀분석 결과 비용이 수익률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김은미 주임연구원은 "업계와 감독당국에서 판매보수 인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펀드 투자비용이 너무 높다는 불만이 많다"면서 "펀드 투자비용의 인하를 위해 펀드 슈퍼마켓 등 본질적으로 비용이 낮은 온라인 판매채널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장기투자시에는 비용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비슷한 수익률이 예상되는 펀드의 경우 비용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 "높은 수익이 실현되면 비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은 비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