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가 10.28 재.보선을 통해 화려한 부활을 예고했다.

손 전 대표가 지역 선대위원장을 맡아 진두지휘한 수원 장안을에서 민주당이 당초 비관적인 예측과는 달리 비교적 큰 표 차이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찬열 후보의 지명도나 정치적 중량감이 사실상 무명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날 승리는 손 전 대표가 직접 일궈낸 것이나 다름없다는게 당 안팎의 일반적인 견해다.

더욱이 장안을은 이날 실시된 재보선 지역 5곳 가운데 최대 격전지로 꼽혀온 전략요충지였다는 점에서 이번 승리의 의미는 그만큼 크다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승리로 지난 7월 전당대회 이후 춘천에서 칩거해온 손 전 대표는 정계복귀의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4.9 총선에서 종로에서 낙마하고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지금껏 춘천에서 칩거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근거지인 수도권에서 변함없는 대중적 영향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다.

1년여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차기주자로서 변함없는 위력을 증명했다는 사실은 당내에서 손 전 대표의 영향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에 비해 대중적 흡인력을 갖춘 대형 정치인이 부족한 상황인 민주당 내에서 손 전 대표의 복귀에 대한 기대감이 자연스럽게 확산될 개연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 승리로 손 전 대표의 대중적 이미지도 상당히 제고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당의 수원 장안 출마 요청을 끝내 고사하고 지역구인 종로를 지킨 점은 `원칙과 신뢰가 있는 정치인'이라는 측면을 부각시킬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손 전 대표는 이번 재.보선 승리에도 불구하고 당장 정계에 복귀하진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선거운동 과정에서 강조한 것처럼 "선거 뒤 춘천으로 돌아가겠다"는 약속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내 상황에 따라선 정치복귀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오는 2012년 총선과 대선의 전초전이 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손 전 대표에게 일정한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도 있다.

수도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재.보선 때마다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 능력을 검증받은 손 전 대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손 전 대표도 "지방선거에서 최선을 다해 뛰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손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손 전 대표는 다시 칩거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지만, 당 안팎에서 손 전 대표와 접촉하려는 움직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