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프로축구가 20일(한국시간) 주말 경기를 끝으로 6라운드를 마치면서 해외파들의 팀 내 입지도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정규리그만 38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예상보다 빨리 팀의 기둥으로 자리매김한 선수가 있는가 하면, 전망과는 달리 시즌 초반 고전하는 선수들도 있다.

◇ 박지성 `여전히 불안' =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20일 밤(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맨체스터시티와 2009-2010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홈 경기에서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지난달 20일 번리와 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풀타임을 뛴 이후 시즌 두 번째 선발 출장이었다.

박지성은 부지런히 뛰었지만 후반 17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교체됐다.

2-2 동점 상황이 계속되자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올 시즌 박지성이 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

`산소탱크'라 불릴 정도로 쉬지 않고 뛰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지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빠져 부족해진 득점력을 채우는 데에는 아쉬움이 크다는 것. 박지성은 이날 후반 두 차례 슈팅을 시도했지만 그리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영국 언론의 분위기도 비슷하다.

스카이스포츠가 이날 박지성에 평점 7점을 주면서 "열심히 뛰어다녔다"라고 평가한 데 비해, 교체 멤버 발렌시아에 대해서는 평점 7점과 함께 "(경기에) 영향을 끼쳤다"라는 평가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득점이 필요한 경기나 순간에서는 박지성의 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음을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박주영 `기대 이상 활약' = 프랑스 프로축구에서 두 시즌째를 맞은 박주영(23.AS모나코)은 예상보다 빨리 팀의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하는 분위기다.

박주영은 20일 프랑스 니스 스타드 뤼 레이 경기장에서 열린 프랑스 1부리그(리그 1) 6라운드 OGC니스와 원정 경기에서 팀의 3번째 득점을 도우면서 3-1 승리에 기여했다.

골지역을 향해 뛰어가던 알론소를 보고 넘어지면서 올린 크로스가 기막혔다.

지난 14일 생제르맹과 경기에서 첫 골을 터뜨린 데 이어 두 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다.

이로써 박주영은 올 시즌 5경기에 나와 1골 2도움을 기록했다.

AS모나코의 두 번째 골도 사실상 박주영에서 비롯됐을 정도로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박주영은 전반에는 아이슬란드 출신 공격수 아이두르 구드욘센(31)과 최전방 투톱으로 나섰지만 구드욘센이 전반 직후 교체되면서 후반에는 박주영이 원톱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그만큼 기 라콩브 감독의 신임을 얻었다는 방증이다.

지난달 16일 AS낭시와 경기에서 겪은 왼쪽 팔꿈치 탈골 부상 이후 오히려 더 맹활약하는 모양새다.

2008-2009시즌 31경기에 출장해 5골, 5어시스트를 올리며 주전 자리를 굳힌 박주영이 이 기세를 이어간다면 팀의 대표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설기현ㆍ조원희 `실망'..신영록 `기지개'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설기현(30.풀럼)과 조원희(26.위건)의 시즌 초반은 기대 이하다.

설기현은 지난달 27일 FK 암카르 페름(러시아)과 유로파리그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후반 30분 교체 출장한 이후 네 경기, 정규리그의 경우 세 경기 연속 결장이다.

조원희는 이번 시즌 팀의 정규리그 6경기 가운데 애스턴 빌라와 개막전에 4분 정도 뛰었고 31일 에버턴과 경기에서 후반 29분 교체 투입된 것이 활약의 전부다.

반면 터키 프로축구에서 뛰는 신영록(22.부르사스포르)은 시즌 5번째 출장만에 한꺼번에 두 골을 터뜨리며 활약을 예고했다.

일본프로축구 주빌로 이와타에서 뛰는 이근호(24)는 19일 교토와 홈 경기에서 전반 41분 결승 선제골을 터뜨려 시즌 10호째 골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