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기습 방류로 6명의 실종자가 발생한 지난 6일 새벽 군남댐 상류의 제1 필승교 경보시스템뿐 아니라 댐에서 2㎞ 떨어진 제2 임진교 경보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군이 오전 2시50분께부터 필승교 주변의 수위가 상승하는 것을 관측하고도 관련당국에 통보해주지 않아 민 · 관 · 군의 임진강 위기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여기에다 임진강 수위를 관할하는 군남댐 관리사무소 야간당직자는 '오후 10시에 퇴근해도 된다'는 내부규정에 따라 퇴근,새벽 방류감지에 취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7일 "군남댐(홍수조절지)의 경고시스템은 댐 위쪽 군사통제구역 안에 있는 필승교와 댐 하류 임진교에 각각 설치된 2개의 수위국(수위 감지)으로 구성돼 있고 이곳에서 감지된 수위정보는 댐 관리사무소로 보내진다"며 "이날엔 제1 필승교 수위국뿐 아니라 사고현장보다 1㎞ 위쪽에 있는 제2 임진교 수위국도 방류량 감지를 놓친 것 같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임진교 수위국이 왜 감지를 못했는지 모르겠다"면서 "북한의 방류를 감지했더라면 참사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대형건설업체 관계자는 "북한이 새벽에 4000만t의 물을 한꺼번에 쏟아부으면 10분에 1㎞가량 흘러간다"면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경고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돼 대피사이렌이 울렸다면 실종자들이 피신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 · 관의 협력 부재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군은 이날 2시50분께 필승교 수위 상승을 초병을 통해 확인하고 3시10분께 필승교에 설치된 침투방지용 철책을 보호하기 위해 걷어올렸으나 정보를 수위관리 당국과 공유하지 않았다. 5시35분께 인근 부대인 1사단과 25사단에 전파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합참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무인 자동경보시스템을 자체로 운영하고 있어 조치가 잘 안 된 것으로 안다"면서 "육안 관측 상황을 관련 기관에 전파하지 않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군남댐 야근 당직제도도 사고를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수위감지 업무를 맡은 야근당직자의 근무수칙은 '오후 10시 퇴근,다음 날 새벽 5~6시 출근'.새벽에 댐을 지키는 인력이 전혀 없는 야근규칙인 셈이다. 이날도 밤 10시에 야간당직자가 퇴근한 상태였다. 규정대로라면 한여름 새벽에 폭우가 내릴 경우 수위를 감지할 수 있는 인력이 현장에 없게 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작년 12월 군남댐 건설을 맡으면서 임진강 유역 수량의 이상징후를 감지해 통보하는 경보국 업무를 연천군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