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어있는 공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한국의 조직력이 뛰어났다"
허정무호의 거침없는 24경기 연속 무패행진(12승12무)에 제동을 걸겠다고 공언했던 핌 베어벡(53.네덜란드) 호주 대표팀 감독이 태극전사들의 끈끈한 조직력에 박수를 보냈다.

베어벡 감독은 5일 마포구 성산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러진 한국과 평가전에서 1-3으로 지고 나서 "전반전부터 한국의 조직력이 뛰어났다.

우리 공격수들이 침투할 공간이 없었다"라며 "후반 들어 반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라고 패배를 인정했다.

전반 4분 만에 박주영(AS모나코)에게 선제골을 내준 호주는 전반 20분 이정수(교토)에게 추가골을 허용해 끌려갔고, 전반 33분 패트릭 키스노브로(리즈 유나이티드)의 추격골이 터졌지만 후반 41분 설기현(풀럼)의 쐐기골을 터지며 1-3으로 패했다.

이에 대해 베어벡 감독은 "수비진영은 이날 처음 손발을 맞춘 조합이어서 아쉬운 장면을 많이 노출했다"라며 "전반 4분 만에 실점했던 게 힘든 경기의 원인이 됐다.

오늘 실수로 선수들이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2007년 아시안컵까지 한국 대표팀 코칭스태프로 활약했던 베어벡 감독은 다양해진 한국의 '선수 옵션'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염기훈(전북)은 2006년 10월 내가 한국 사령탑을 맡고 있을 때 A매치에 데뷔했다.

지금은 훨씬 좋아졌고 위협적인 선수가 됐다"라며 "김남일(고베)과 조원희(위건)가 벤치를 지키고 조재진(감바)이 안 뽑힐 정도로 한국 대표팀의 선수 폭이 넓어졌다"라고 강조했다.

베어벡 감독은 특히 "기성용(서울)도 예전에는 올림픽대표팀에 뽑힐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는데 지금은 대표팀의 키플레이어가 됐다"라며 "성이 '기(Ki)'여서 키(key) 플레이어가 된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