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무선 컨버전스 노린 SK컴즈의 승부수

최근 싸이월드의 초기화면을 네이트로 통합하기로 한 SK커뮤니케이션즈의 행보가 장기적으로 포털 시장에 균열을 가져올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컴즈의 이 같은 결정은 국내 최대 소셜네트워크사이트(SNS)인 싸이월드의 초기화면을 과감히 포기하겠다는 것으로, 결국 유무선 컨버전스 시장을 겨냥한 승부수로 분석된다.

SK컴즈가 다음을 추격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1위 네이버와의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가 요원한 상황에서 향후 시장 환경을 내다보고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모바일 네이트로 유선 서비스 견인 = 최근 스마트폰 성장 등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확장 가능성은 SK컴즈의 이 같은 결정을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

유선 시장에서 네이트가 네이버와 다음에 이은 후발주자이지만, 무선 시장에서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 문화가 확산될 경우 네이트 초기화면을 통해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무선 시장에서 SNS 사용의 편의성을 통해 네이트 사용자가 늘어난다면 유선 시장에서도 네이트의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컴즈 관계자는 1일 "단일 페이지 내에서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 모바일 연계 강화에 유리한 서비스 형태를 갖추겠다는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무선 네이트가 편리하다는 인상을 받는다면 유선 서비스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네이트가 검색에서는 약세를 보이지만 앞으로 모바일 서비스에서 이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뉴스와 동영상 서비스에서 최근 네이버를 추월하는 등 가능성을 엿보인 점도 SK컴즈의 결정에 한몫을 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트위터와 미투데이 등 유무선 연동 SNS가 탄력을 받는 등 SNS의 모바일화가 큰 흐름을 이루고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SK컴즈는 올해 말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을 한층 편리하게 지원할 수 있는 가칭 '싸이폰' 출시를 준비하는 등 유무선 컨버전스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NS 통합 플랫폼 지향하나 = 초기화면 단일화는 SNS와 메신저, 포털의 지인 네트워크의 통합 관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싸이월드 이용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모아보고 인맥을 확장할 수 있다.

일촌이 아니라도 메신저나 휴대전화 등으로 지인들에게 새 글, 이미지, 동영상 등 콘텐츠를 보여줄 수 있어 자연스러운 인맥 확장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트로의 단일화는 SK컴즈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한 번에 연계해 이용할 수 있는 포석"이라며 "네이트가 싸이월드 등을 통해 다른 SNS 서비스까지 모아낸다면 SNS 통합 플랫폼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승부수 통할까 = SK컴즈의 계산대로라면 이번 승부수는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싸이월드 초기화면이 네이트로 들어간다고 해도 사용자로서는 큰 불편은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네이트 트래픽 증가와 모바일 시장 선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심스러운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다른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기대만큼 확산될 지 의문인데다 모바일 인터넷 시장의 확대는 데이터 요금제의 개선이 필수인데 지금으로선 기대하기 쉽지 않다"면서 "더욱이 네이버와 다음도 유무선 연동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만큼 이들을 넘어서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빈 기자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