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염 63세 여성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
신종플루 피해 본격화 우려..환자관리 허점도 드러나


국내에서 신종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후 사망한 사례가 두 번째로 발생했다.

15일 첫 사망자가 나온뒤 하루만이다.

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가을철을 앞두고 국내에서 신종플루 피해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두 사망자는 모두 숨지기 직전에야 신종플루 확진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정부와 일선 의료기관의 신종플루 환자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경기도의 한 병원에서 신종인플루엔자와 급성호흡곤란증후군 치료를 받던 63세 여성이 호흡곤란과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16일 오전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첫 사망자와 달리 최근에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않아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된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이 환자는 지난달 24일 처음 기침과 발열, 인후통, 근육통 증상이 발생했으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있던 중 호흡곤란 증상이 심해져 29일과 30일 각각 서로 다른 의료기관을 거쳐 30일 또 다른 병원의 응급실로 입원했다.

응급실 도착 당시 이 환자는 저산소증이 심하고 폐부종을 보여 인공호흡기를 부착하고 항생제 투여를 받았으며 증상이 계속 악화돼 4일부터 항바이러스제가 투여됐다.

7일 병원 자체 검사에서 신종플루 양성을 보였고 8일 질병관리본부에서 공식적으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폐부종 치료가 이어졌으나 병세가 호전되지 않고 결국 장기 여러 부위가 동시에 기능 이상을 나타내는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했다.

숨진 환자는 지난해부터 고혈압을 치료 중인데다 약 1년전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아 장거리 이동은 하지 않았다고 보건당국은 전했다.

현재까지 이 환자의 접촉한 남편과 의료진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앞서 15일에는 경남에 거주하는 56세 남성 환자가 태국 여행 후 신종인플루엔자A(H1N1) 감염과 관련해 발생한 급성폐렴,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이 남성은 평소 건강했으며 별다른 지병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사망자 모두 상태가 악화할 때까지 의료기관 3곳을 돌면서 신종플루 의심사례로 보고되지 않았다.

정부와 일선의료기관의 신종플루 환자 관리체제에 구멍이 뚫렸던 것이다.

정부는 뒤늦게 의료기관에 입원한 폐렴 및 급성호흡곤란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신종플루 위험요인을 확인할 것과 보건소 추적조사 실시, 의심환자 항바이러스제 조기 투약, 항바이러스제 확대공급, 신종플루 확진검사 한시적 건강보험적용 등 추가 대책을 내놓았다.

한편 이날 0시 현재 대구의 모 여자고등학교 학생 8명을 포함해 57명이 새로 인플루엔자 A(H1N1)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국내 신종인플루엔자 환자는 총 2천89명으로 늘었으며 이 가운데 2명이 사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하채림 기자 tree@yna.co.kr